목회자 80%, "통일준비 필요"…노력은 얼마나?

개성공단, 통일 촉진하는 기회요인

2016-03-01     ▷김준수 기자

목회자 10명 중 8명은 통일준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실천과 노력은 그에 못 미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반도평화연구원(이하 KPI)은 25일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통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통일의 필요성과 교회의 통일준비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PI가 실시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라는 질문에 일반인 62%, 목회자 84.7%가 ‘그렇다’고 답했다. 목회자 79%는 ‘북한선교를 위해서’라도 통일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통일의 기회요인으로 일반인 63.7%, 목회자 80%가 ‘북한의 개혁개방’이 통일을 촉진한다고 답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경제협력은 통일을 촉진한다’고 생각하는 의견도 일반인 51%, 목회자 61.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정부의 통일정책 중에서도 개성공단은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북교류 면에서 성공적(일반인 45%, 목회자 55%)이고, 개성공단과 같은 모델이 더 만들어져야 한다(일반인 50.7%, 목회자 62%)는 비율이 적지 않았다.
 
설문조사가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 개성공단 정면 중단 등의 상황이 반영되지 못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일반인과 목회자 모두 북한의 변화가 통일을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협력 모델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국교회, 통일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목회자들은 통일의 당위성 만큼, 교회의 통일준비에도 깊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목회자의 81.7%는 교회의 통일준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통일기금 조성(74%) △통일관련 설교(74.7%) △교회 내 통일관련 세미나와 강연(72.3%) △기도회(78%)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들과 탈북민에 대한 선교활동과 이들을 훈련시키는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통일 이후 탈북자들이 북한 선교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에 목회자의 80%가 공감하고 있었다. 또한 △선교를 위한 북한사회 연구(82.7%) △탈북자 교육 및 장학사업 확대(71%) 등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통일준비의 인식에 비해 목회자의 실천은 따라가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나는 통일관련 설교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는 질문에 32.3%가 ‘그렇다’고 답했고, 통일관련 세미나 강연 기도회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도 3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이장로 교수(고려대 명예교수)는 "교회의 리더인 목회자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통일관은 기독교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파급효과가 있다"며 "비기독인 일반인들과 비교해 목회자들의 통일의식을 파악한 것이 이번 연구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