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여행기, 남택률 목사

아르메니아인은 자신들이 노아와 그의 아들 야벳의 후손이란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노아의 방주가 실제 머물렀다고 믿고 있으며, (일곱째 달 곧 그 달 열이렛날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물렀으며 창8:4) 그 산과 땅은 이미 그들에게 성지였습니다.

2024-06-27     박동현 기자

어느 시인은 "모든 사람들은 길에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말을 했습니다. 수많은 출생과 죽음, 그리고 만남과 이별이 길에서 펼쳐지는데 우리가 가는 길에서도 어떤 일이 펼쳐질지를 보라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된 아르메니아 수도 예례반를 지나면서 말로만 듣던, 해발5167m 아라랏산(튀르키예)과 바로 밑의 동생 산인 아라갓산을 보게 되었습니다.(아르메니아 사람들이 바라 볼 수는 있지만, 갈 수는 없는 성산)

다음 날 아라랏산이 가장 잘 보인다는 '콜비랍'수도원에 갔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르메니아인은 자신들이 노아와 그의 아들 야벳의 후손이란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노아의 방주가 실제 머물렀다고 믿고 있으며, (일곱째 달 곧 그 달 열이렛날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물렀으며 창8:4) 그 산과 땅은 이미 그들에게 성지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곳이 튀르키예(터어키) 땅이어서 멀리서 보고 사진만 찍을 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눈꼽'(흔적) 이라는 아름다운 만년설을 보며 '성 그레고리우스'를 묵상하며 내려 온 후 돌들의 교향곡이라는 '주상절리'를 체험하고 '가르니'신전을 관람한 후 에치미아진 사도교회와 성물관을 돌아 봤습니다.

에치미아진은 12사도교회의 신앙고백이 건물에서부터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유물관에선 혈흔이 묻은 예수님을 찌른 창을 보았고 깊은 기도로 고백되어진 신앙과 말씀의 탐구력이 깃털처럼 가벼운 우리의 믿음과 오버랩되며 큰 도전을 주었습니다.

제노사이드의 역사를 꺼지지 않는 불로 대신하며 민족 대학살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 나라와 민족의 앞날에 주님의 크신 은혜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나는 어딜 가나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관찰합니다.

아르메니아는 참혹한 전생사를 갖고 있습니다. 바벨론 느브갓네살로 부터 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가 시작되었고 오스만투르크의 민족 대학살은 오늘까지 튀르키예(터어키)와 철천지 원수가 된 이유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동변상련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뿌리 깊은 기독교의 역사와 그들의 믿음에 존경심을 갖게 됩니다. 로마보다 앞선 최초의 기독교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아르메니아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칙령이 있기 십수년 전에 이미 기독교국가가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로마의 박해 이후에 최초로 시작된 교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박해와 전쟁에서도 지켜온 믿음이 대단한 민족입니다.

에치미아진 사도교회와 성물관을 둘러보며 쉽게 생각하고 판단했던 짧은 교회사의 지식에 고개를 들기가 부끄러웠습니다.

저녁식사 후 '예레반' 시내와 케스케이드(Cascade) 광장에서 아르메니아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얼굴에 안정된 평화로움이 느껴졌습니다. 행복지수의 높이가 보였습니다. 모진 풍상과 외세의 침략, 소련연방에 편입된 한 세기의 공산 이데올로기도 묵묵히 극복해 낸 믿음의 저력이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일구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의 불편함보다 믿음이 있어 사랑스런 아르메니아가 한 동안 생각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르메니아 로리 지역의 알라베르디 협곡 (성스러운 협곡) 아흐파트 수도원을 들러 기도하며 믿음의 현 주소를 추스렸습니다. 세반호수를 조망하면서 구수하고 담백한 송어구이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조지아로 가는 국경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길 위에 영성이 있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를 주님은 길에서 만나 주셨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난 저들은 삶의 가치가 전도되어 인생을 주님께 올인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길에서 만났고 또 언젠간 길에서 작별할 것입니다. 한번의 만남이 은혜로 오늘까지 지속된 것처럼 주님 앞에 설 때까지 후회 없는 인생이 되길 소망합니다. 아르메니아

최초의 기독교. 국가 301년 공인, 게그하드 수도원, 주상절리, 가르니 신전, 캐스케이드, 아라랏산 조망이 있는 코드비랍 수도원, 전쟁승리광장, 어머니상, 예레반 광장 등이 알려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아르메니아에서 조지아로 가는 국경에서. 남택률 목사.

(편집자 주 : 남택률 목사 글 원형유지)  최근 한국 기독교인들의 코카서스 3국 여행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몇달전 전국장로연합 임원들이 다녀왔고, 현재 강남동산교회 고형진 목사도 페북에 이곳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