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래학자가 꼽은 ‘황금알’ 후보 1

2015-10-05     박동현기자/ 웹서핑

미국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 연구소 소장이 과연 어떤 미래산업이 그런 꿈에 도전할 수 있을지 상상력을 발휘 해봤다. 평소 활발한 대중 강연 활동을 하는 그는 지난 몇 년 사이 한국을 찾는 발길이 부쩍 잦아진 사람이다. 그는 오늘날의 기업보다 수백배나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세계성, 급속한 확장성, 광범위한 대중적 수요, 전세계 구석구석 사각지대가 없는 글로벌 배송, 남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성, 강력한 파급력 등이다. 그는 이런 조건을 갖출 수 있는 산업 후보군으로 18가지를 꼽았다. 그는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을 통해 나온 것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아직 산업화는 고사하고 초기 성과물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이 보기에 이 후보군들은 일단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면 위에 거론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들 산업군에서 10년 안에 조만장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게 그의 조심스런 전망이다. 그의 상상력이 풀어낸 18가지의 미래 황금알앞으로  후보군엔 어떤 것들이 포함돼 있는지 살펴보자.

 번째는 암호화된 전자화폐 (Cryptocurrency) 이다.

그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국가라는 장벽을 넘어 사상 최초의 세계 화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세계 화폐는 말 그대로 국가 기반의 경제나 중앙 통제형 경제의 영역 밖에서 작동하는 화폐를 말한다. 따라서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 미처 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금융 수요를 채워줄 수 있다. 프레이는 전 세계 성인의 절반 가량인 성인 25억명이 은행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며, 바로 여기에 이 화폐의 잠재성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저축같은 공식 금융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일종의 비공식 경제에 속해 있는 이들이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새로운 단일 금융시장을 형성할 경우, 암호화폐 금융가에게 펼쳐진 사업 기회는 얼마나 막대할까?

 번째는 소행성 자원채굴(Asteroid Mining) 사업이다.

소행성은 유럽 우주국(ESA)의 우주선 로제타와 착륙선 필라이가 지난해 혜성 67P의 표면에 당도했을 때 새삼 주목을 받았다. 프레이는 가까운 장래에 가장 가치있는 우주산업은 지구에서 가까운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사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에너지 고갈에 맞닥뜨린 지구인들이 대체 에너지를 찾아 머나먼 판도라 행성을 찾아 나서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왕성한 우주 활동이 가능하려면 우선 우주에서 물과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소행성 자원 채굴은 실제 현실이 될 수 있다. 소행성에서 어떤 자원을 가져올 것인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플라티늄 (백금) 계열의 금속을 비롯한 희귀 광물들이다. 이 광물들은 지구에서 아주 값비싸게 팔리고 있을 뿐 아니라 용도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소행성 자원채굴 사업은 이미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스 (DSI=Deep Space Industries),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lanetary Resources=PR) 등 몇몇 민간 업체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나사는 현재 개발중인 ‘오리온’(Orion)을 통해 장차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해오는 과정을 담은 콘셉트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PR사 계획에는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소행성 자원채취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수조달러의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는 즉석 학습(Instant Learning) 이다.

현대 인류는 한 사람의 독립적인 성인으로 크기 전에,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아주 많은 기간을 교육과 학습에 쏟아붓는다. 이렇게 골치아픈 학습을 단번에 끝내주는 방법은 없을까? 언뜻 웃음거리로 치부될 만한 발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명한 학자로 MIT의 미디어렙 설립자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가 얼마 전 바로 이런 주장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TED’ 콘퍼런스 30주년 행사에서 알약(pill)을 먹으면 영어나 프랑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셰익스피어 작품 등 원하는 지식을 즉시 획득할 날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것도 먼 미래가 아닌 30년 안에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 때가 되면 말 그대로 정보를 한꺼번에 삼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기억과 관련한 물질들에 대한 나노차원 연구들이 쌓이게 되면 조금씩 가시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네 번째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다.

사물인터넷은 다른 부문과 달리 이미 현실화한 산업이다. 따라서 겉으로만 보면 조만달러의 수익을 낼 산업 후보군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물인터넷이 사람의 건강과 에너지, 스태미너, 사고능력 등을 100% 이상 향상시켜주는 장치라고 생각해보자. 아니면 식물이나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해 보자. 프레이는 “그런 능력이 장래 얼마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묻는다.

다섯 번째는 노화 치료(Cure for Human Aging)이다.

늙지 않고 싶은 건 사람의 본능적 욕구이다. 뚜렷한 노화 치료 성과가 있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사람들은 얼마에 그 약을 사려고 할까? 만약 하루 10달러의 비용에 노화를 중단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옵션을 선택할까? 만약 10억명이 이를 선택한다고 치자. 단숨에 연간 3조6500억달러의 수입이 돌아온다. 인간의 본능을 유혹하는 분야인만큼 잠재성은 무궁무진한 분야이다.

섯 번째는 드론 서비스(Flying Drone Services)이다.

드론 역시 사물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산업화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태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은 드론이 할 수 있는 것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도 8만피트 성층권에서 비행을 하는 태양광 드론을 떠올려 보자. 태양광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이 드론은 5년마다 수리할 때만 제외하고는 지상에 내려올 필요가 없다. 한번 띄워놓으면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셈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각각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어센타라는 드론업체를 인수해, 이런 사업구상을 구체화해가고 있다. 이 드론을 이용해 지구촌 통신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현재 세계 인터넷 인구는 30억명으로 추정된다. 아직도 인터넷세계에는 40억명이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다.

 번째는 기상 조절(Controlling the Weather)이다.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이는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인류는 오랜 세월에 걸쳐 허리케인, 토네이도, 쓰나미 같은 자연 현상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런 자연 재해를 복구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가 필요할 때 비가 내리게 하고,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한 우박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면, 또 농사에 적합한 온도와 햇빛을 언제나 보장할 수 있다면 이는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날씨를 조절해 집 앞 정원에 굳이 물을 따로 줄 필요없이 자연이 이를 해결준다면 이는 얼마만한 값으로 매겨질 수 있을까? 풍력발전단지에서 수십미터 높이에 있는 풍력 날개에 충분한 바람이 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면 이는 또 얼마만한 가치가 있을까? 우리 필요에 따라 날씨를 조절할 수 있다면, 이는 단순히 조만장자의 탄생이 문제가 아니라 자연에 의존해왔던 인간의 생활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적 사건이 될 것이다.

여덟 번째는 즉석 수면(Instant Sleep)이다.

즉석 수면이란 잠깐의 수면으로 8시간의 잠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이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사람은 하루에 8시간을 덤으로 갖게 되는 셈이다. 노화 치료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솔깃해 할 만한 생활 서비스이다. 매일 10달러만 내면 즉석 수면이 가능한 장치가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까? 프레이는 “10달러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싼 서비스”라며 이용료를 하루 100달러로 높여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단순 계산을 해보였다. 1억명이 하루 100달러씩 지불한다면? 조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건 식은죽 먹기 였다.

아홉번째는 중력 조절(Controlling Gravity)이다.

17세기 뉴튼이 발견한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다. 그래서 사람은 공중에 떠다니지 않고 땅에 붙어다닌다. 새의 날개는 이를 일시적으로 벗어나는 장치이다. 하지만 지금도 인류는 중력의 비밀을 풀지 못했다. 중력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만약 이 비밀을 풀어 마음대로 중력을 조절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혁신적인 기술을 상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든 물체의 공간 이동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프레이는 따라서 어떤 면에서 이 항목은 자신이 꼽은 18가지 항목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낮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해법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가장 큰 가치를 낼 수 있는 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중력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 중력의 비밀을 벗기려면 중력 에너지를 전파하는 중력파의 실체부터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인류는 아직 여기에도 다다르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빅뱅 당시의 중력파 흔적을 찾아냈다는 발표로 전세계 과학계가 들썩인 적이 있었으나 이후 오류로 밝혀졌다. 그만큼 중력을 이해하는 일은 어려운 과제이다.

10번째는 울트라초고속 수송수단(Ultra High Speed Transportation)이다.

기술이 혁신되면 좀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저렴한 여행이 가능해지는 대신, 거기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프레이는 그러나 일론 머스크(Elon Musk)나 대릴 오스터(Daryl Oster)가 제안한 것과 같은 튜브식 수송은 반대로 부가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기차업체인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현재 시속 1200㎞의 튜브형 초고속 열차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ET3’ 창업자인 대릴 오스터는 시속 4000마일로 달리는 진공관 교통수단 ETT(Evacuated Tube Transport)를 추진하고 있다. 지구촌을 반나절 교통권으로 묶는 야심찬 계획이다. 조금 과장해 말해 순간이동을 방불케 하는 교통수단을 꿈꾸는 셈이다. 이런 식이라면 여행에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사라져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시스템 효율화가 덧붙여진다면 막대한 수익도 가능하다.

11번째는 시간 조절(Controlling Time)이다.

시간 조절이라는 말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개념은 시간 여행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중력의 비밀과 마찬가지로 넘어야 할 과학적 난제들이 앞에 놓여 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처럼 30년의 시간 여행은 안되지만, 불과 몇분의 시간 조작이 가능하다면? 예컨대 다른 사람들보다 10분 앞서 뭔가를 알게 된다면 이 가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12번째는 순간 해체(Instant Disassembling of Matter)다. 

어떤 원자재에서 내용물을 추출해내기 위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도구는 수준으로 해체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 
그리 많지 않다. 구멍을 뚫거나 물체 자체를 부수거나 갈아버리는 등 몇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커다란 바위덩어리 같은 물건을 순식간에 작은 분자 덩어리
13번째는 인간 복제 또는 3D 프린팅 장기(Human Cloning or 3D Printed Bodies)

이다.

우리 몸은 세월이 지나면 낡아버린다. 하지만 어떻게든 좀 더 젊고 강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기회를 잡으려 할까?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묻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프레이는 그러나 이것이 조만달러를 부르는 노다지사업이 되려면 하루에 100만개 수준의 인체 장기를 만들어낼 만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것은 가능할까?

☆◐14번째는 개인용 떼로봇(Personal Swarms of Swarmbots)이다.

스왐봇이란 새떼나 벌떼처럼 무리지어 움직이는 초소형 로봇을 가리키는 말이다. 생체 모방형 로봇이므로 단시간 안에 큰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운 분야이다. ‘킬로봇’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해 초소형 로봇 무리가 여러가지 모양의 숫자를 표현하는 능력을 시연해 보였다. 또 헝가리 연구팀은 새의 무리 비행을 본뜬 무인기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프레이는 파리 만한 크기의 비행로봇이 등장하려면 아직 몇세대를 더 기다려야 하지만 개인용 스왐봇의 유용성은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프레이가 스왐봇을 통해 상상하는 것은 다소 만화적이다.

예컨대 아침에 샤워를 하고 나면 스왐봇들이 달려와 물기를 말끔히 닦아준다. 화장대에 앉으면 화장도 해주고 머리도 다듬어준다. 일을 다 마친 뒤에는 주인의 옷으로 변신한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스왐봇들이 대신해주는 것이다. 로봇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더 세밀한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심지어 초소형 날개를 단 스왐봇들이 온몸을 둘러싸면 비행도 가능해진다. 만화적 꿈을 실현해주는 스왐봇이 나타난다면, 이건 제대로 된 대박이다

15번째는 로봇 도우미(Robotic Services)이다.

로봇은 이미 우리의 생활 속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로봇에서 미래를 찾는 사업가들도 이미 수두룩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우주가족 젯슨>에 등장한 가사도우미 로봇 루지(Rosie) 수준에는 훨씬 못미친다. 하지만 로봇은 앞으로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늘상 해오던 일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주는 존재로 발전해갈 것이다. 프레이는 로봇과 로봇 서비스용 킬러 앱을 찾아내려는 경쟁이 아주 가까운 미래에 로봇 기업들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6번째는 3D 원격 아바타(3D Telepresence Avatars)이다.

원격 아바타는 자기 복제의 디지털판 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가지 못한 회의에, 나와 같은 모양과 크기의 아바타를 보내,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일처리를 하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원격 아바타의 발상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원격 아바타의 등장은 원소스 멀티채널식 활동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역량은 몇배로 확장되고, 회사에는 더욱 많은 수익이 돌아오게 될 것이다. 정신없이 들이대는 보고서에 아마도 당신의 직장 상사가 지쳐버리지 않을까?

17번째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다.

인공지능은 개발 단계에 맞춰 거의 모든 산업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지만, 인공지능 연구자이자 미래예측가인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티븐 호킹은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갈 인공지능이 인류의 자멸을 재촉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만큼 인공지능은 그 개발 정도에 따라 인류의 문명, 인류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런 인공지능 산업의 주도자는 누가 될까?

18번째는 에너지 저장(Energy Storage)이다.

인류는 에너지 생산에서는 진작에 상당한 궤도에 올라와 있다. 석유같은 화석 연료 덕분이다. 하지만 에너지 저장에서는 기술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전기차가 아직 실용화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산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단박에 거대한 에너지세계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부의 집중화 추세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거론한 새로운 산업이 아니라 기존 산업에서도 조만장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산업은 숱한 경쟁자들이 있는데다 시장도 포화상태다. 따라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수반되면 모를까 가능성이 그다지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프레이는 조만장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기존 산업부문으로, 보험 은행 투자 광업 석유(가스) 인터넷 소프트웨어 데이터저장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부문에서 조만장자가 나오려면 우선 새로운 고수익 제품이나 서비스, 새로운 미개척 시장 등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붙인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맨 처음 탄생할 조만장자는 단일 산업이 아닌 여러 산업부문에 관여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18개의 리스트를 만든 취지에 대해, 조만장자의 탄생을 예측하자는 게 아니라 인류 앞에 놓인 가능성에 대해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조만장자의 탄생이 최상층 부자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면 사실 인류 차원에선 별다른 의미가 없다. 오히려 부의 극단적 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더 우려될 것이다. 조만장자의 탄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만큼 인류에게 거대한 혜택을 가져다 줄 새로운 산업이나 콘텐츠가 나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글/사진 편집 박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