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 99%는 싫어한다는 화법 vs. 100% 다 좋아하는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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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99%는 싫어한다는 화법 vs. 100% 다 좋아하는 화법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6.01.23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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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말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인 것 같다.

사실 나는 '화법'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말하는 방식이 있으며,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는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는 '인간관계를 파탄 내는 화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를 모으며 눈길을 끌었다. 해당 게시 글을 올린 누리꾼 A씨는 4가지의 예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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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 '호갱님'(호구 고객) 될 뻔했어 B: 너가 호구처럼 말했나보지 A: 운동을 하는데 왜 이렇게 살이 안 빠지지 B: 빼지마 그럼 A: 윽 이 초콜릿 너무 달다 B: 그럼 초콜릿이 달지 쓰겠냐A: 엄청 춥다. 내일은 더 춥대 B: 그럼 덥겠냐 ?

위의 예시는 모두 A가 공감을 구하며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한 말을 B가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끊어내는 대답으로 구성돼 있다. 보기만 해도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B의 화법을 본 누리꾼들은 "정말 저런 사람 있다", "정말 싫다" 등의 수많은 댓글을 달았다.

이 같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새삼 '말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렇다면 반대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법도 있을까. 그때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주위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한 동생 한명이 떠올랐다. 위의 예시를 적용해서 그 동생이 구사하는 화법의 특징을 정리해봤다.

1. 상대방의 말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 한다 A: 나 호갱님 될 뻔했어. B: 무슨 일 있으셨어요? A: 아이폰 구경하러 휴대폰 가게에 들어갔다가 바로 사인할 뻔했잖아.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데보다 비싸더라고. B: 아 그래도 다행히 잘 빠져나오셨네요! 2. 걱정거리를 '칭찬'으로 돌려준다 A: 운동을 하는데 왜 이렇게 살이 안 빠지지... B: 언니 운동한지 얼마나 되셨는데요?A: 한 두 달 됐나. B: 그 바쁜 와중에 두달 운동했으면 진짜 대단한 거 아니예요? 살도 곧 빠지겠네요. 3. 상대방의 말에 공감할 수 없을 때도 '적절한' 반응을 보인다

A: 윽 이 초콜릿 너무 달다. B: 아 초콜릿 많이 달아요? A: 응 이건 너무 단 거 같은데. 넌 어때? B: 전 괜찮은데. 다음엔 이거 말고 다른 걸로 먹어요! 4. 상대방이 예전에 했던 말을 기억해서 다시 언급 한다 A: 엄청 춥다. 내일은 더 춥대 B: 으 정말 귀 떨어질 것 같아요. 언니 날씨 추워지면 발에 동창 재발한다면서요? A: 어 맞어. 오늘 어그부츠 꺼내야겠다. 고마워. B: 발 따숩게 하고 다니세요!

생각해보면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화법'이란게 꼭 한 종류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짓궂은 농담을 하면서도 기분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유쾌한 웃음을 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말은 별로 없지만 그 사람 특유의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편안한 기분을 선사하기도 한다. 진부한 말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인 것 같다.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이 자자한 그 동생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면 상대방의 기분과 마음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런 관심을 가진 상태라면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어떤 화법을 구사해도 두 사람의 관계는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법일 테다.

조금 딴 소리를 하자면, 나는 '츤데레' 스타일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다. 마음은 상대방을 위하면서도 말은 그렇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 친구와 나의 대화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서 내 화법을 돌아보게 됐고, 나는 부정적인 단어 선택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는 편이라는 사실도 더불어 알게 됐다.

내가 '화법'이란 단어를 싫어했던 것은 '가식적인 말'을 싫어하기 때문인 것 같다.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결코 가식적인 것은 아님에도 말이다. 긍정적인 언어생활은 분명히 '좋은 것'이고 인간관계를 성숙하게 하는 습관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게시물을 유심히 살펴보다 엉뚱하게도 '지난해보다 성숙한 말하기 방식을 구사하는 올해가 되기를' 다짐하고 말았다. 출처 :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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