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사설)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으려면.. 본사 주필 이규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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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사설)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으려면.. 본사 주필 이규곤 목사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1.01.06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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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자는 개인적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정신적인 문제를 간직하고 있다. 성장기에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든지, 충격적인 사건이나 질병 등을 겪으면서 발생한 트라우마(Trauma)가 사회성의 부족, 대인관계의 어려움, 냉소적이며 지나친 비판적 성향, 양극성의 우울장애, 타인과의 공감능력 저하 등이 성인기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심리 전문가들은 말한다.
주필 이규곤 목사
주필 이규곤 목사

정인이를 입양한 양부모에게 지속적인 학대를 받아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끝내는 죽음에 이른 정인이 사건이 사회에 알려지면서 새 해 벽두부터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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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 글에는 231,440명이 가해자 부부의 신상공개와 살인죄 혐의 적용을 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지금도 청원 중인 ‘양부모 처벌을 중형으로 바꾸어 달라’는 건은 6일 오후 4시 40분 현재 179,219 명이 이 청원에 동의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통합검색 창에 6일 6시20분 '정인이' 를 검색하면 493건이 검색된다.

정인이는 입양된 217일 동안 양부모에게 끊임없이 학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검진한 담당 의사의 말에 의하면 이 어린아이의 온 몸에는 멍투성이였으며 머리뼈와 갈비뼈는 물론 쇄골과 대퇴골 등이 모두 골절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이 아이가 이러한 위험한 상태에 이르기 전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에게 멍이 많아 학대가 의심된다는 점과 아이 혼자 차 안에 방치된 것을 보고 주민이 신고한 것, 그리고 아이를 진료한 소아과 의사가 아이의 영양 상태가 너무나 불량한 것을 보고 아동학대가 추정된다고 신고한 것 까지 모두 3건의 신고가 해당 지역의 경찰서에 접수 되었지만,

경찰은 증거불충분과 양부모의 변명만 듣고 ‘무혐의’로 사건을 내사 종결하는 우를 범하므로 인해 어린 정인이는 끝내 회복불능 상태에서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경찰 통계에 의하면 2019년에만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신고가 3만45건이며 지난해는 학대 신고 건수가 4만1,389건으로 그 추세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정인이 사망 사건 전에는 논의조차 없다가 이제 서야 ‘정인이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라며 여론이 들끓자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양형을 높이는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등의 뒷북 대책을 내 놓고 있다.

제2의 영인이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동 보호시설과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어린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을 방어할 힘이 없다. 국가가 보호해 주지 않으면 학대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학대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과 전문가가 즉시투입 되어 진상을 파악하고 사실일 경우 학대자로부터 분리하여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년 간 4만 건 이상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오지만 2020년 1월 기준 전국에는 ‘학대 피해 아동 쉼터’가 고작 72개뿐이다. 그나마 수용 인원은 5-7명에 불과하여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18개 시군구를 선정하여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두고 학대 의심 사건의 초동 조사를 맡기고 있다. 

그러나 그 인원은 현재 26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군구당 2명꼴인 셈이다. 시설과 전문 인력을 더 확충하는 일이 시급하다. 현재 정치권에서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해 처벌 형량을 높이는 법안을 만들겠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학대자로부터 분리된 아이를 지속적으로 보호하며 정신적 육체적 손상을 입지 않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세심한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아동 복지 예산을 늘려 이를 지원해야 한다.

아동 학대자는 개인적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정신적인 문제를 간직하고 있다. 성장기에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든지, 충격적인 사건이나 질병 등을 겪으면서 발생한 트라우마(Trauma)가 사회성의 부족, 대인관계의 어려움, 냉소적이며 지나친 비판적 성향, 양극성의 우울장애, 타인과의 공감능력 저하 등이 성인기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심리 전문가들은 말한다. 

본인 스스로 이러한 성향들은 인지할 경우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전문의들과의 지속적 상담을 통해 개선되거나 회복될 수 있다. 이번 정인이의 양부모가 교인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번 사건은 기독교의 본질 자체가 무엇이며, 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정인이를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양부모의 신앙내력이나 믿음의 정도를 알 수 없다할 지라도 교회에 출석하여 설교를 듣고 성경공부를 하고 교회 내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면 이러한 비인간적인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심과 생활과 믿음이 괴리된 채 신앙생활을 한다면 이를 크리스천이라 할 수 있겠는가. 기독교의 본질은 바른 믿음 안에서의 사랑의 실천이다. 교회는 생명의 복음을 세상에 전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사명을 간직한 믿음과 사랑의 공동체이다. 

오늘의 신학과 목회자들의 설교가 세속주의에 물들어 축복만을 강조하며 물질주의와 성공주의, 권위주의와 극단적 이기주의에 젖은 채 일반 성도들에게 그릇된 가치관과 비윤리적인 성향을 심어주고 있지는 않는지 이번 기회에 뒤돌아보며 자성함으로서, 제2의 정인이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교회가 바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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