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을 기점으로 미얀마 전국으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군부가 8일 제2대 도시(고대왕궁)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처음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는 등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쿠대타 군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만달레이 7개 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AFP)통신이 현지 관리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낮에는 5명 이상이 모이거나 시위하는 것이 금지되는 한편, 저녁 8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통행금지가 시행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만달레이 계엄성명에는 “일부가 공공의 안전과 법 집행을 해칠 수 있는 우려스러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그런 행동은 주민 안전 등에 영향을 끼쳐 폭동을 야기할 수 있다”며 “그것이 모임과 집회, 차량을 이용한 행진, 대중 연설 등을 금지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군부는 미얀마 국영 MR TV를 통해 성명에서 “정의, 평화, 안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 국민은 무법 행위를 하는 이들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금지되고 제거돼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항의 시위에 대한 군부의 첫 입장 표명으로, 향후 벌어질 반쿠데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경찰은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 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소셜미디어 영상을 인용해, 경찰이 수천명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며 “해당 영상에는 일부 시위대가 물대포를 맞고 바닥에 쓰러지면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네피도 근처에서는 진압 경찰이 소총을 든 모습이 목격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총파업이 계속되면 군사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날 미얀마 남동부 미야와디에서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고무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미얀마 전역에서는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첫 주말인 6~7일 본격적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계엄령이 내려진 8일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며 시위에 나섰고, 승려와 간호사들도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대가 이날 오전부터 급속히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일부 공장에서 직원들이 단체로 휴가를 내고 시위에 참여했고, 간호사들도 이날 간호복 차림으로 거리로 나섰다. 2007년 사프란 혁명을 주도했던 승려들도 이날 시위대 선두에서 행진했다. 독실한 불교국가(88%)인 미얀마에서 승려들은 특별한 존재로 인식된다.
이들은 “군부독재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저항을 뜻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지난해 방콕의 시위에서 사용됐다. 공무원들도 저항에 나섰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만달레이에서 검사와 변호사 법조인들까지 거리 행진에 나섰다고 전했다. 교사들도 “군부독재 반대”를 외치며 시위에 동참했다.
8일(현지시각)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시위대와 군부의 일촉즉발 대치가 시작된 가운데, 군부의 강경 대응을 암시하는 ‘미확인’ 사진들이 소셜미디어(페이스북)를 통해 퍼지면서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