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매출 90% 급감…법원 "임대차계약 해지 가능"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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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매출 90% 급감…법원 "임대차계약 해지 가능" 첫 판결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1.06.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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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유행으로 가게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면 임차인은 기존에 맺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임대차계약 당시 별도의 해지조건이 없더라도 임차인이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정변경 원칙에 따라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봤다.
5월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상가에 붙은 임대 현수막.(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1.5.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유행으로 가게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면 임차인은 기존에 맺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임대차계약 당시 별도의 해지조건이 없더라도 임차인이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정변경 원칙에 따라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019년 5월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2020년 7월4일자로 해지됐음을 확인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의류와 악세사리 등 도소매업을 하는 A사는 2019년 5월 B사와 서울 명동의 20평 규모의 상가건물 1층을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2019년 6월1일부터 2022년 5월 말일까지로, 임대보증금은 2억3000만원에 월세 220만원이었다.

계약 내용 중에는 화재, 홍수, 폭동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90일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 30일 전 서면통지를 한 후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이 들어갔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A사의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 A사는 지난해 3월 2월분 임대료를 마지막으로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 A사는 결국 같은해 5월21일 휴점에 들어갔다.

A사는 지난해 6월 "코로나19 사태로 불가항력으로 영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됐다"며 B사에게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B사는 "홍수나 태풍 등 천재지변으로 건물이 망가진 게 아니다"며 "계약해지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A사는 결국 지난해 10월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것을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또 예비적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임대료를 220만원으로 감액하라고 청구했다.

김 판사는 A사 손을 들어줬다. 김 판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제한되면서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것은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불가항력적 사유로 90일 이상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령 계약해지 조항이 없더라도 계약 성립 당시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변경이 발생했다"며 "그런 사정변경이 해제권을 취득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으로, 계약 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겨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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