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홍보하던 최고 엘리트의 ‘변심’ "한국입국" 김정은 정권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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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제홍보하던 최고 엘리트의 ‘변심’ "한국입국" 김정은 정권 ‘큰 충격’
  • 인지현 기자(문화일보)
  • 승인 2016.08.17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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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속 상층부도 흔들, 체제불안 반영 상징적 사건”
▲ 英서 체제홍보 활동 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제3국으로 망명을 신청, 북한 정권에 큰 충격을 던진 가운데 지난 5월 21일 런던에서 열린 친북 단체 행사에서 태 공사가 노동당 제7차 대회에 다녀온 뒤 관련 내용을 전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英주재 北공사 망명 의미, 영국은 北 유럽외교 중심지 태, EU인권대회 北단장도 “대북제재속 상층부도 흔들, 체제불안 반영 상징적 사건”  ‘정권-간부·주민 분리대응’ 朴, 레짐체인지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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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한국 망명이 북한 정권에 큰 충격을 던지는 것은 그가 북한 외교관 중 고위급인 데다 북한 체제를 서방에 홍보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 외무성 내에서도 서유럽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북한이 여러 유럽국가 중 영국에 외교적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왔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 근무하는 북한 외교관들에게도 심리적으로 큰 충격파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관은 북한 엘리트 외교관들이 거쳐 가는 코스 중 하나로, 리용호 북한 신임 외무상이 주영 북한대사로 5년여간 근무했고, 현재 영국 근무 중인 현학봉 대사도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국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그의 망명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위시한 북한 정권과 주민 분리 대응 방침을 밝힘으로써, 북한 주민과 간부들을 향해 변화에 나서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시점에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태 공사의 망명과 관련, “김정은 체제 들어 공사급이 망명한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외교관 중 상당히 고위급”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고위층의 탈북 행렬은 올해 초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면서 북한 체제가 상층부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런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시아 전문가인 존 닐슨-라이트는 BBC에 “북한 고위 관계자의 망명이 확인되면 체제에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북·미 관계가 막힌 상황에서 미국의 우방인 영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피력해왔다는 점에서 영국 주재 외교관의 탈북은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7차 당대회 후 내부 결속에 온 힘을 쏟았던 북한으로서는 심리적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태 공사가 북한 체제 선전을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망명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가 북한 엘리트 사이에서 한계점에 달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심상치 않은 엘리트층의 동요에 김정은 정권도 관련 보도 차단·책임자 공개처형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는 2001년 북한과 유럽연합(EU)의 인권대화에서 북한 대표단 단장으로도 활동해 북한 내부 실상과 위장 선전 공세 간에 누구보다 큰 심리적 괴리를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영국 외교부가 올해 초 북한의 핵실험 후 북한 교류·인도적 지원 사업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하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또 한차례 외교관과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충성자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망명 시점이 수주 전이라는 점에서 최근 탈북 보도들을 보고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북한 주민과 간부들을 향해 변화에 나서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시점에서 태 공사의 망명 사실이 공개된 것을 놓고 김정은 정권의 ‘레짐 체인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제3의 길을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출처 :문화 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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