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빛은 오로라처럼. 이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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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빛은 오로라처럼. 이광천
  • 박동현기자
  • 승인 2015.10.02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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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이 없으면 살아갈 이유가 없다. 희망은 날개를 달고 영혼 속에 자리 잡은 것이다.
 
이광천 장로
이광천 장로

남미에 사는 내 손자 현우가 기쁜 소식을 안고 나를 찾아온 것은 지난달 8월 28일이었다. 수시합격으로 서울의 고려대와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에 모두 합격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 다음 하는 말이 할아비인 나를 감동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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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다섯 살 때 조국을 떠났기에 군 면제 대상자이지만 대학 2년을 마치고는 자진해서 군 입대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특한 말 한 마디를 더붙였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크리스천 청년으로서 마땅히 해야 될 도리가 아닐까요?’

두 달 전, 한국에 오자마자 부천 제 이모네 집 부근에 있는 ‘처음교회’ 청년부 예배에 참석을 하는가 하면 알바를 하는 틈틈이 교회에서 모이는 집회에 부지런히 참석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아들놈보다는 며느리인 제 어미의 믿음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이런 저런 사유로 군대에 가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고도 많은 세상인데 자진해서 군에 입대를 하겠다니 참으로 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우리 국민 모두는 며칠간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야했다.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했고 모든 언론은 50여척이나 되는 북한 잠수함의 동태와 평안북도 철산군 해군기지에 있던 북한의 공기부양정 20여 척이 서해 북방한계선 60km 거리의 고암포로 배치했다는 것 등을 자세히 보도하며 반도강산이 금세라도 불바다가 될 것처럼 보도를 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어떠했는가. 생필품을 사재기 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 어떤 혼란도 없었다. 국민들은 신기하리 만큼 정부와 국군을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 무엇보다 국방을 지키는 군인들의 애국심은 모든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북한이 매설해 놓았던 목함지뢰에 크게 부상을 입은 두 장병은 비록 부상을 입은 온전하지 못한 몸이지만 평생 나라를 위해 헌신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감동을 받은 기업 LG에서는 한 사람당 5억씩을 쾌척하며 그들을 크게 격려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을 감동케 했던 일이 또 있었다. 당장 전역을 해야 할 장병 80여명이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조국이 안정 될 때까지 전역을 미루겠다고 했던 것이다.

이에 감동이 된 기업 SK(회장: 최태원)에서는 그 장한 정신을 보고 본인이 원할 경우 전원 SK의 직원으로 채용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이 때에 말이다. 이와 같은 아름다운 일들을 지켜보고 있었던 모든 국민들은 너도 나도 눈물을 흘리며 장한 젊은이들과 용기있는 기업들을 자랑으로 여겼다.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이런 정경이 언제 어느 시대에 또 있었던가. 또한 그 주간에 한국의 모든 교인들은 아무 흐트러짐도 없이 일제히 각자의 교회로 나가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를 했으며 시청 앞에서 모였던 교단을 초월한 기독교연합기도회에서는 간절한 마음으로 남과 북이 평화의 시대를 열 것을 간곡히 기도했다.

필자는 최근의 이와 같은 사태들을 조용히 지켜보며 불경기와 불안이 연이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보았던 것이다. 그 희망은 황홀함과 설렘이었다.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에게 희망이 없으면 살아갈 이유가 없다.

희망은 날개를 달고 영혼 속에 자리 잡은 것이다. 그것은 말없이 노래하며 영원히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 오래전 내가 핀란드의 북쪽에서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그 오로라는 말할 수 없는 희망과 설렘이었다. 지금 우리의 강산을 밝히고 있는 한줄기의 빛은 저 황홀하게 번쩍이는 북극의 오로라처럼 우리 모두에게 희망찬 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절망하지 않는 것이다.

이광천장로, 'CBS기독교방송 전 심의국장' 한국교회역사연구소 대표, 경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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