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의 최대 효자 중 하나가 반도체죠. 그런데 이 반도체 산업에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중국이 이 분야에서도 한국 따라잡기에 나섰기 때문인데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대로라면 반도체 시장에 한바탕 폭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률 기자입니다.
시진핑 주석 모교이며 중국 최고 명문 칭화대학의 산학 연계기업 칭화유니그룹. 지난 7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업체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하던 이 회사는 대신 석 달 뒤 4위 기업 미국 샌디스크를 우리 돈 22조 원에 사들였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 사냥터는 미국만이 아닙니다.
대만에서는 반도체 후공정업체 파워텍, 반도체 설계업체 미디어텍을 사들여 '반도체 국공합작'을 펼치고 있고 거절당하긴 했지만 SK 하이닉스에도 투자를 제안했습니다. 여기에 우리 돈 20조 원을 투자해 자국 생산량을 45%나 늘린다는 계획. 세계 반도체 수요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이 대대적 생산확대에 나서면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치명타가 불가피합니다.
<박재근 / 한양대 전자컴퓨터통신공학부 교수> "(중국이) 이미 준비단계를 끝내고 추격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중국 시장에 수출하던 우리나라 반도체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00년대 중반 반도체 생존게임 당시처럼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업체들의 이익률이 머지않아 급전직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돈의 힘으로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을 뿌리치는 방법은 기술격차를 벌리는 것 뿐.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합뉴스TV 박상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