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를 교육하는 홀리씨즈교회 산하 SDC인터내셔널스쿨은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매년 바자회를 개최한다. 지난 10월 30일 바자회에 앞서 교회에서 바자회를 개최한다고 하면 크게 새로울 것 없다.
하지만 홀리씨즈교회(담임 서대천 목사)의 바자회라면 다르다. “다음 세대에 의한, 다음 세대를 위한” 바자회이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학생들의,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기획부터 진행까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그리스도의 사랑과 기부문화를 전하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바자회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홀리씨즈교회가 ‘천사데이 찬스 바자회’라는 이름으로 바자회를 개최한 것은 올해로 6회째. ‘돈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되자’는 취지로 장학재단 설립기금 마련을 위해 시작해, 지난해는 단 하루에 약 1억 7천만 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매년 바자회 날이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교회에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물품들을 자랑한다.
유수의 기업들에 직접 방문해 후원 유치.보도자료도 작성해 적극적 언론 홍보도
바자회의 주축은 홀리씨즈교회가 세운 대안교육기관 SDC인터내셔널스쿨의 학생들이다. 기획부터 업체 섭외, 홍보와 물품 운반 및 정리와 판매까지 모든 일들을 총 200여 명의 학생들이 주도한다.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 뒤 유수의 기업들을 방문해 취지를 설명하고, 직접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에 학교 홍보도 적극 펼친다. 올해 바자회에는 학생들의 이런 노력 덕분에 150개가 넘는 기업이 후원에 동참했다.
대회 홍보를 맡고 있는 김수미 위원장(학부모 회장)은 “10대 때 경험하기 어렵고,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특별한 교육”이라며 “SDC 학생들이 어른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무릎 꿇고 기도로 준비한다. 몇 년째 진행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겨 선배들과 후배들이 네트워크를 이뤄 함께 의논하고 지혜를 전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바자회를 준비하다 보면 “사람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김 위원장의 말이다. 후원을 기대했던 곳이 거부하기도, 기대하지 않았던 곳이 도와 주기도 한다. 한 유명 브랜드는 오리털 점퍼 기획 행사를 대규모로 준비했다가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로 취소되는 바람에, 바자회에 대량으로 물품을 후원하는 일도 있었다. 그는 “우리가 입을 열지만 일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학생들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베풀고 나누는 일의 깊은 의미를 알아가는 건 바자회의 가장 큰 열매다. 서대천 목사는 “한국 사회에는 아직 기부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공교육도 이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바자회를 통해 서로 돕고 베푸는 사랑의 삶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세대에게 기부 문화를 알려주고 싶다. 학생들의 마음에 열정을 불어넣고, 사랑과 헌신, 베풂의 의미를 온전히 알려줄 때 이들의 삶이 놀랍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자회가 시작되기 전 예배에서 서 목사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우리를 살리신 예수님의 사랑만이 우리 인생의 해답이다. 바자회를 통해 우리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타인을 사랑하는 삶을 배우자”며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바자회는 영원히 진행될 것이다. 주저앉아 쉬고 싶다 할지라도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열심히 헌신해 달라”고 독려했다. 서대천 이사장 “바자회 통해 예수님의 사랑 깨달아” 이성·감성·지성·체성·영성 교육 통해 ‘군사’로 성장시키고 있다.
홀리씨즈바자회에는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밤을 새워 액세서리를 만들고 반찬과 음식 등을 재능기부하며, 인맥을 통해 기업들의 폭넓은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교회의 규모와 힘으로 도저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들이었지만, 마음을 열고 하나되니 생각지 못한 일들이 성사됐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이면에는 ‘기도’와 ‘소통’이 있었다. 바자회 총괄위원장 김재환 집사는 “조직의 가장 앞에 기도위원회를 세운다. 또 부서별 자체 기도위원회를 구성해 매일 23시가 되면 공지를 띄우고 정시 기도를 진행했다. 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수많은 부서별 카톡방에서 끊임없이 대화하고 의견을 나눈다”며 “기획 파트에 있는 아들과도 업무적인 측면에서 자주 논쟁한다”고 웃었다.
학생 대표인 정채철 군(3학년)은 “바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은 만큼 아낌없이 나누는 법을 배우게 된다”며 “몸은 힘들지만 준비 과정에서 한 사람이라도 감동을 느끼고 기부 문화와 베풂의 마음을 배울 수 있으면 한다. 직접 참여를 통해 배움이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SDC인터내셔널스쿨은 100여 개국 2만4천여 학교가 속해 있는 국제기독교학교연맹(ACSI) 회원이다. 목회를 시작하기 전 IT 관련 사업을 하던 당시부터 다음 세대 교육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던 서 목사는, “마귀가 세상을 가르치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영혼들을 바로 세워야 다음 세대를 바로 세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SDC 설립 취지를 전했다.
SDC 시작 당시 비기독교인 학생 비율이 80%에 달했지만 서 목사의 메시지와 비전을 통해 감동을 받고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게 되어 100% 대학 진학률도 달성했다. 체계적인 이성·감성·지성·체성·영성 ‘5성’ 교육 덕에 모든 일에 일사불란하고 적극적인 모습에선 ‘그리스도의 군사’라는 단어가 어렵지 않게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