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신청 당일, 서울시는 반대 공무원들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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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 신청 당일, 서울시는 반대 공무원들 압박했다.
  • 박동현 기자/송경호 기자 
  • 승인 2020.04.05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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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허 요청 성명 냈던 17인에게 “차별·혐오” 서울시 관계자 “다양성 고려… 비난은 자제해 달라”
광장 사용은 통상 서울시열린광장시민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더 있다. 퀴어축제 주최측이 서울시에 광장 사용을 신청한 날, 공교롭게도 서울시는 퀴어축제를 비판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혐오 표현에 의한 인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2018년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퀴어축제 모습. 서울시 공무원 17명은 지난해 성명을 내고 “퀴어행사는 음란성으로 인하여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건전함과 거리가 멀다”며 서울광장 개최 불허를 촉구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2018년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퀴어축제 모습. 서울시 공무원 17명은 지난해 성명을 내고 “퀴어행사는 음란성으로 인하여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건전함과 거리가 멀다”며 서울광장 개최 불허를 촉구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목으로 광화문 애국집회를 불허하고 교회들의 예배까지 제재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는 6월 12~13일로 예정된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허가하며 형평성 논란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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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보다 한 달여 늦게 개최될 예정이던 도쿄올림픽마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년 연기되고, 국내에도 그 확진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아직까지 퀴어축제에 대해 별다른 추가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입장은 광장이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기에 원칙적으로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초 4월 말에는 코로나 사태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기에 5월 1일 이후 행사는 모두 수리했던 것”이라며 “다만 지금 상황대로면 아마 취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5월에 잡혀 있는 행사들부터 주최측에 ‘집회 개최가 어렵다’는 것을 구두로 전달해 드리고 있다. 순차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라면서도 “(퀴어축제에 대해) 다양성 측면에서 봐 달라. (집회에서 음란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경범죄 등 법의 테두리 안에서 조치하겠지만, 비난은 자제해달라”고 했다.

광장 사용은 통상 서울시열린광장시민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더 있다. 퀴어축제 주최측이 서울시에 광장 사용을 신청한 날, 공교롭게도 서울시는 퀴어축제를 비판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혐오 표현에 의한 인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무원 17명에 ‘혐오 표현에 의한 인권 침해’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 위한 ‘혐오대응시스템’ 공무원 복무조례에 ‘혐오 표현 금지’ 조항 신설 주장

퀴어축제 주최측이 광장 사용 신고를 한 것은 지난달 10일. 같은 날 서울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는 서울시 소속 공무원 17명이 지난해 5월 퀴어축제를 불허하라며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 표현으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혐오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해당 성명은 서울시 관할청에 근무하며 시청광장 사용과 관련된 내용과 규정을 잘 아는 공무원들이 직접 발표한 것이어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그들은 “서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활동 등에 이용되어야 함을 목적으로 하나, 그간 퀴어행사는 그 음란성으로 인하여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건전함과 거리가 멀다”며 아동·청소년들의 접근이 어려운 실내체육관 등에서 개최해야 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번 결정에서 공무원들의 반대 성명이 “퀴어문화축제는 음란하고 성소수자들은 음란하다는 인식을 퍼뜨려, 시민들로 하여금 성소수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낙인 찍는 결과를 초래해 성소수자들이 차별받도록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개된 장소가 아닌 장소에서 그들만의 행사를 하면 된다’고 표현한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고, ‘음란’, ‘선정’, ‘퇴폐’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혐오를 선동할 의도”라고 했다.

서울시는 또 공무원 신분으로 성명을 낸 것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높였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해당 공무원들이 언제든지 성소수자 관련 업무를 담당할 수 있고, 서울광장 사용과 관련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운영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명을 발표한 것은 차별·혐오 발생의 가능성을 높였다”며 “공무원의 차별·혐오 표현이 자유롭게 허용된다면 차별 없는 공정한 공무 수행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이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주장을 토대로 성소수자의 인격과 존엄을 훼손하고, 성소수자를 사회에서 예외적 존재로 취급하도록 하여 사회 참여의 기회를 박탈하려고 하는 차별·혐오 표현을 한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및 국제인권규범을 위반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했다.

시민인권침해구제위는 이와 관련 혐오대응 시스템 구축 외에도 「서울특별시 공무원 복무 조례」를 개정하여 차별 및 혐오표현 금지에 대한 조항을 신설할 것을 주장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교회들의 예배를 제한하고, 집회금지 명령을 위반할 경우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엄포까지 놓는 등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퀴어축제는 허가하고 반대자들에게는 ‘인권 침해’라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계 관계자는 “전 국민이 코로나19 사태의 조속한 극복을 위해 종교행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서조차 묵묵히 불편함을 감내하고 있는데, 서울시의 이 같은 처사는 그 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3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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