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잇따르면서 북한을 찾는 '이웃' 중국인들의 발길이 급격히 뜸해지고 있다. 3일 북중 접경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여행사들은 북한으로 가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급감으로 고민에 빠진 표정이었다.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순 춘제(春節·음력설)를 전후해서는 팀당 40∼50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여러 팀이 사나흘 간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그러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자 최근 북한 관광 예약건수가 춘제 때의 20% 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취소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단둥역 부근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조선(북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연중 꾸준하게 있어 관광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문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달 하순 이후 모객이 어려워 취소된 (조선여행) 상품이 몇 건 있었다"면서 "조선이 '말썽꾸러기 이웃'이라는 인식이 퍼진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행사 직원은 "뉴스를 통해 유엔의 대조선 제재안 채택 소식을 듣고 예약 손님이 '조선으로 가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요즘 조선여행 상품은 출발이 가능한 최소인원의 25%도 차지 않는다"며 "오는 9일 출발하는 상품도 손님이 찰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고압적인 자세로 더욱 불만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사들은 최근 북한 입국심사 때 관광객에 대한 검색을 엄격히 하고 직업까지 확인하는 등 까다롭게 굴어 중국인들의 불만을 샀다고 밝혔다. 단둥의 여행사들은 대부분 신의주 일대를 방문하는 하루짜리 여행상품을 비롯해 3박4일 일정으로 평양∼개성∼묘향산∼판문점 북측지역을 둘러보는 상품 등을 판매한다.
방문장소를 제한하는 북한 측 방침에 따라 자유롭게 여행코스를 짤 수 없다는 게 여행사들의 설명이다. 관광상품 가격은 당일 750∼780위안(약 14만∼14만5천원), 4일짜리 2천500∼2천600위안(약 46만6천∼48만5천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