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활동기능은 고도로 몰입하는 집중모드 상태와 휴식중인 분산모드 영역을 자주 옮겨 다닌다. 반드시 둘 중 한 가지 상태에 있으며, 동시에 두 상태에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집중모드나 분산모드를 경험하지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 머물면서 세월을 허송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들에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길 공간이 없다.
에디슨은 집중모드에서 치열하게 몰입하다가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분산모드로 들어간다. 소파에 누워 쇠구슬을 손에 쥐고 잠의 삼매경에 빠져든다. 손에 힘이 풀려 쇠구슬이 미끄러져 아래쟁반에 쨍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깜짝 놀라 깨어나면서 스마트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하게 된다. 이때 해결하지 못한 과제의 핵심 포인트가 노다지같이 밀려왔다.
평생 동안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1,093개의 특허를 따낸 에디슨은 집중모드와 분산모드를 활용해 가장 위대한 발명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새로운 것을 이해하려고 할 때는 집중몰입상태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러나 착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더 이상 집중모드상태를 유지하지 않고 분산모드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손전등의 모드를 생각해보자. 손전등의 빛줄기가 좁은 부위를 집중적으로 쏘도록 설정하는 것이 집중모드다. 반면 넓은 영역을 광범위하게 비추도록 한다면 분산모드가 된다. 뇌는 창의적인 것을 얻기 위해 집중할수록 분산모드는 차단되고 아이디어는 덜 창의적인 것이 된다. 산책, 샤워, 침대가 우리의 뇌 모드를 분산모드로 바꾸는 데 적합하다고 알려져 왔다.
그뿐 아니라 해먹(hammock)에 누워있거나 뜨개질을 하고 정원을 가꾸는 일도 집중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 수 있는 활동이다. 칸트, 괴테, 아리스토텔레스, 아인슈타인, 루소, 키에르케고르, 정약용 등의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느슨한 마음으로 산책할 때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이들은 분산모드에게 마술을 부릴 기회를 주는 것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아는 자들이다.
집중모드와 분산모드를 잘 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창의성과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되기 전에 모든 단원은 각자 맡은 부분을 숙달하기 위해 연습에 집중해야한다. 하지만 콘서트가 시작되면 자신의 기량과 소리를 잘 조화시켜 곡 전체에 녹여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악보에 집중하여 자신이 맡은 부분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지휘자를 보면서 다른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추어 나간다.
팀플레이가 요구되는 축구나 농구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기에 몰입하여 자신의 기량을 한껏 발휘해야 하지만 공을 동료에게 패스해 주는 경우 득점확률이 높다고 판단될 때는 바로 비 집중모드로 전환하여 공을 동료에게 보낸다. 득점은 곧바로 팀의 승리로 이어진다.
여러해 전 의사들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염산분비가 촉진되고, 염산은 위벽을 갉아먹으면서 위궤양을 발생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정보를 근거로 위궤양환자는 매운 음식을 섭취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1995년 싱가포르의 캉진용 의료진은 위궤양 병력이 없는 집단이 위궤양 환자 집단에 비해 고추 먹는 빈도가 3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다면 고추가 위를 보호해 위궤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직관적인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뒤이은 연구결과에 의해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이 위산 분비를 억제하여 위궤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 유익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위궤양을 유발하는 진짜 원인은 매운 음식이 아니라 헬리코박터 박테리아로 밝혀졌다. 세상에서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사실을 수용하지 않고 분산모드에서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집중모드 와 분산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