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가주 코너스톤교회에는 몇 가지 비밀 아닌 비밀이 있다. 담임목사가 한때는 엄청 잘 나가는 대중가수였다는 사실, 최근에는 그가 전립선암으로 생사를 오고 갔다는 사실, 오는 건 막지 않지만 매일 큐티하고 보고서를 안 제출하면 정착이 불가능한 교회란 사실, 교회의 모든 사역자를 교회 내에서 충당(?)한다는 사실.
이 코너스톤교회의 비밀스러운 사역 중 하나인 커넥션이 올해도 어김없이 10월 13일부터 19일(현지시간)까지 열렸다. 바로 전 세계의 선교사·목회자 가운데 '3RE'가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내 섬기는 일이다. 3RE는 Refresh, Recharge, Revival이다.
코너스톤교회는 선교사나 목회자 가운데 건강하고 훌륭하게 사역하고 있지만 쉼이 필요한 사람, 재충전이 필요한 사람, 쉬고 재충전하고 나면 더욱 새롭게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을 1년 동안 수소문한다. 직접 찾아서 연락하기도 하고 아는 사람을 통해 추천을 받기도 한다. 이 과정 또한 극비리에 진행되기 때문에 참석자들도 확정되기 전까지는 자신이 후보 목록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렇게 14회째 매번 15가정, 30명의 선교사·목회자 부부가 코너스톤교회를 방문했다.
코너스톤교회는 23년 전 창립됐다. 보통은 '교회 창립 기념 감사예배'라는 것을 매년 드리지만, 이 교회는 '첫 예배 감사예배'라고 부른다. 아무튼 처음 몇 년간은 감사예배를 드렸지만, 이것도 해가 더할수록 새로움이 떨어지고 형식적이 되어갔다. 그러던 중 타 지역으로 집회를 다녀온 이종용 목사가 그 지역에서 정말 쉼과 재충전이 필요한 목회자들을 발견하면서 이들을 섬기고자 하는 비전을 세웠다. 그리고 이 비전을 실천하는 것으로 하나님께 창립의 감사를 드리기로 했다.
무조건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섬긴다. LA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LA발 비행기를 타기까지 모든 비용은 교회가 부담한다. 그렇게 푹 쉬면서 코너스톤교회의 목회를 겉에서부터 속까지 볼 수 있게 해 준다. 코너스톤 성도들과 함께 예배도 드리고 간증도 듣는다.
이 과정에서 코너스톤교회는 선교사·목회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두 가지 고민에 매우 쉽게 답해 준다. 첫째, '교회를 잘하고 싶은데 일꾼이 없어요'와 둘째, '교인들의 성숙이 안 이뤄져요'다. 성도들은 자신이 어떻게 교회를 섬기고 있는지 간증하고 또 큐티를 통해 신앙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간증한다. 일단 이 간증만 듣고 나도 절반은 해결이다.
세미나에서는 이종용 목사가 짧게 몇 마디만 한다. 듣기보다는 직접 보란 식이다. 이종용 목사는 에베소서 4장 11-12절에서 하나님께서 성도에게 각각 은사를 주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신다는 말씀을 붙들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교역자, 평신도 설교자, 찬양인도자, 반주자, 방송사역자, 디자이너까지 모두 성도 중에서 찾아내게 해 주셨다. 지금 큰 교회니까 쉽다고 할 지 모르지만 개척 초기부터 지켜온 신념이다.
"사람이 없다고요? 반드시 '이미' 보내 주셨을 겁니다. 눈에 안 보이면 가르쳐서 쓰면 됩니다."
심지어 차기 담임목사도 그렇다. 이종용 목사는 "이제 곧 저는 은퇴하게 된다. 하나님의 이끄심만 있다면 우리 교회 홍성표 전도사를 차기 담임목사로 세우고 싶다"고 했다. 홍 전도사는 중학생 시절부터 이 교회를 다닌 코너스톤인이다. 대학생 시절 소명을 받고 신학교에 진학해 현재 공부 중이며 코너스톤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코너스톤의 DNA를 익혀 왔다. 이 목사는 "코너스톤교회도 언젠가는 사라지겠지만, 이 교회를 통해 구원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은 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성도의 성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을 큐티라고 본다. 온 교인이 그날그날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면 반드시 삶 속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이렇게 교회 내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모두 올라간다. 산속에서 그동안 듣고 본 것을 곱씹으며 자신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찾는 시간이다.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나면 다시 코너스톤교회로 돌아와 파송의 예배를 드리고 각자 사역지로 돌아가게 된다.
이번 14기 참석자 중 한 명인 최철우 목사(밴쿠버기둥교회)는 "보통 세미나에서는 배우러 갔다가 실망하고 오는데 이번에는 쉬러 갔다가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예수님이 디베랴 바다에서 제자들을 먹이듯, 이종용 목사님은 앞치마를 두르고 예수님처럼 성도들을 말씀으로 먹이고 있었다. 이제 분명한 그림을 가지고, 제 목회에 맡겨 주신 양을 먹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크리스천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