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로 북한 민생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국과 중국이 신규 제재 결의안과 관련 큰 줄기에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존 결의 2270호의 구멍(loophole)로 여겨져 온 북한산 석탄 수입 등을 금지키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중국의 이번 공식 반응으로 미뤄볼 때 그간 제재 예외조항으로 주장해온 ‘민생 목적’ 교역만큼은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40% 늘어났다는 지적에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은 수량의 변화를 주시할 게 아니라 이 수입이 합법인지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중국은 지속해서 전면적이고 성실히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겅솽 대변인은 이어 “안보리 대북 제재가 북한 민생과 인도적 수요를 해치면 안 된다”면서 “안보리의 기존 대북 결의안은 북한의 석탄 및 철광석 수출을 금지하고, 동시에 민생 및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과 관련이 없는 수출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은 규정에 부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이 대북 석탄 수입 금지 조항을 받아들일 의지를 쉽게 내비치지 않으면서, 조만간 채택될 것으로 알려진 신규 대북 결의가 과연 ‘가장 강력한 대북결의’라던 2270호를 실질적으로 보완·강화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편 이번 신규 결의안의 일부 문항에 난색을 표하면서 사실상 결의 채택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된 러시아는 자국 내 정부 부처 간 조율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도 그간 안보리 신규 제재가 논의될 때마다 민생 교역은 예외로 둬야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혀온 바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 신규 결의 채택과 관련 “결의안에 대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제재 결의안이기 때문에 (러시아 국내) 정부 부처 간 조율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현재 정부 부처 간 조율 작업에 착수하려 한다”면서 “이러한 종류의 결의안은 러시아 경제와 다른 분야들도 건드리기 때문에 부처 간 협의 없이는 채택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의안 문안과 제안들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한 구체적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 소식통들은 결의안 채택이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다음 달 초에 이뤄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신규 결의의 핵심이 될 문항들에 난색을 표하면서 채택이 더 늦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26일 기준으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는 79일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