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설탕보다 300배 단 물질, 사카린 먹어도 되나
상태바
<외부칼럼> 설탕보다 300배 단 물질, 사카린 먹어도 되나
  • 박동현기자
  • 승인 2016.03.23 2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덕영 칼럼] 창조신앙의 눈으로 본 먹거리
 ▲조덕영 박사.

사카린이 우리 가까이 있다.

Like Us on Facebook

사카린처럼 인류 곁에서 광범위하게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오면서도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지속되어 온 물질도 드물 것이다. 사카린(saccharin sodium)은 감미료(甘味料, non nutritive sweetners)로 쓰이는 식품첨가물이다.

영어로는 사카린 나트륨으로 불린다. 어릴 적 기억나는 사카린의 일반적 이름은 당원(糖原)이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제품명은 뉴슈가였다. 이것이 사카린임을 제대로 안 것은 대학에서 식품을 공부하면서부터였다. 과거 유가공 회사에 근무할 때 가공유 첨가물 가운데 사카린 나트륨이 있었다. 80년대 당시 일부 가공유에 설탕뿐 아니라 사카린을 첨가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제조 공정상 S-na라고 표기되어 있었으므로, 일반 근로자들 가운데 직접 이 첨가물을 배합하는 기사가 아니면 이 흰 첨가물이 유화제인지 산화방지제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지 육안으로는 잘 알지 못하였다.

지금도 발효유나 인삼 관련 제품이 아닌 음료에 사카린을 첨가하는 것은 식품위생법상 위법이 아니다. 이미 사카린은 우리 국민이 늘 접하는 김치, 젓갈류, 뻥튀기, 다양한 음료, 어육가공품, 다이어트 음료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사카린에 대한 국민들 정서가 아직도 여전히 일부 우호적이지 않아, 식품 회사들이 사용에 있어 시민들 눈치를 보는 편이기는 하다.

사카린의 발견,사카린은 1879년 미국 존스홉킨스(Johns Hopkins)대학에서 석탄 부산물을 연구하던 렘센(Ramsen) 교수와 그의 연구 파트너였던 팔버그(Fahlberg)에 의해 발견됐다. 팔버그는 손끝에서 단맛이 나자, 실험실에서 만든 화합물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팔버그와 지도교수 렘센은 논문 2편을 함께 발표했지만, 팔버그는 혼자만 특허를 내어 큰돈을 벌었다. 렘센은 "그놈은 불한당이다. 이름만 들어도 욕지기가 난다"며 교류를 끊어버렸다고 한다.   

식품첨가물 사카린의 대중화, 사카린은 설탕보다 약 300배 높은 감미도를 가지고 값도 저렴하여, 급속히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세계대전을 두 차례 겪으면서 물자가 부족했던 그 당시 상황에서, 사카린의 인기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6.25 한국전쟁 이후 어려웠던 시기에 사카린은 서민 가정의 생필품이 되었다. 빵이나 식혜를 만들 때나 옥수수를 찔 때, 어머니들은 어김없이 사카린을 사용하였다.

사카린에 대한 오해의 시작, 하지만 1977년 캐나다 국립 보건연구소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방광암을 일으킨 쥐가 발생하였다고 발표하면서, 사카린은 발암성 유해 물질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캐나다는 즉각 사용을 중단하였고, 미국과 유럽도 사용을 자제하였다. 하지만 그 당시 쥐에 투입한 사카린의 양을 사람 기준으로 환산하면 FAO/WHO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가 제시하는 일일 허용 섭취량(ADI)의 500배가 넘는 엄청난 양으로, 비현실적이고 부당한 실험이었다.

사카린 유해 논란 이후, 논란의 발상지인 캐나다를 포함하여 미국·영국·독일·스위스·스웨덴·일본 등지에서 많은 학자들이 그 유해성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실험에 사용된 사카린의 양이 비록 과다하였다 하더라도, 발암성 여부에 대한 사실 규명은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30여 년에 걸쳐 수많은 학자들이 사카린의 생리적·대사적 특성과 발암과의 관련성에 대하여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연구 결과 사카린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되었다. 캐나다 국립 보건연구소의 실험에서는 쥐의 오줌에 포함된 특정 물질 때문에 방광암이 발생했지만, 인간은 쥐와 오줌 조성이 달라 방광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카린에 대한 오해가 풀리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사카린은 100여 년이 넘도록 안전하게 널리 사용되어 온 감미료다. 식품첨가물 중에서 사카린처럼 광범위하게 연구 주제로 다루어진 사례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식품의약품실험연구소(Food and drug research laboratories) 소장을 지냈던 독성학자인 Bernard Oser 박사는 "인공 식품첨가물 중 사카린처럼 그렇게 많은 실험실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을 포함한 많은 동물들을 대상으로, 심지어 대를 이어서까지 실험을 거친 경우는 없다. 그럼에도 사카린은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사카린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채택하여, 1993년 일일 허용 섭취량을 종전보다 2배 늘렸다. UN 산하 기구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는 이를 토대로 식품첨가물의 일반적인 사용 기준(GSFA)에서 식품군에 대한 사카린의 사용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999년 국제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사카린을 발암 물질 항목에서 제외시켰으며,

2000년 미국 독성학 프로그램(NTP)도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 같은 해 미국 FDA는 즉시 발암성 가능 문구를 담은 라벨링 의무 조항을 철폐하였다.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사카린을 인체와 환경 유해 물질 항목에서 삭제함으로써, 그나마 남아 있었던 시빗거리마저 없애 버렸다. 아이러니한 것은 1998년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카린을 발암 물질 분류에서 제외시킨 후, 지난 2015년 3월 미 화학학회는 사카린이 발암이 아니라 오히려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는 점이다.

미 플로리다 의대 로버트 매케너 교수 외 6인의 연구 결과였다. 과학은 이렇게 언제든 반증 가능하다. 과학의 성과에 대해 너무 확신을 갖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 언제 또 어떤 다른 과학자가 나와 전혀 다른 결과를 주장할지 모른다. 이게 바로 과학이다. 

사카린의 유용성, 사카린은 먼저 가격이 설탕이나 다른 감미료보다 대단히 저렴하다.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이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안전성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임산부와 수유 중인 여성, 심지어 2대에 걸친 영향까지 연구 방법을 동원하여 검증하였으나 무해하다는 판명이 났다.

날로 심각해져 가는 소아 청소년 비만의 주원인이 고칼로리 식품 섭취와 운동 부족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카린은 제로(0)칼로리로, 섭취 후 인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에 비만 관리와 당뇨에도 일부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따라서 어린이 기호식품의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설탕이나 과당보다 오히려 저렴하기도 한 사카린이 대체 감미료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사카린에 대한 관련 기관의 대응, 정부가 사카린 사용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공고한 이후, 식약청은 소스 종류, 탁주, 소주, 씹는 껌류, 잼 종류, 양조 간장, 토마토 케첩, 조제 커피 등 8개 식품에 대해 2012,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사카린 나트륨 사용 기준 및 규격 일부를 개정했다. 이미 미·일·EU·캐나다 등도 사카린을 넓게 허용하는 추세인 데다가 과거 쥐 실험은 인간에게 하루 캔 음료 800개를 주입한 것 같은 고농도 실험이었을 뿐이고, 사카린은 칼로리가 없어 비만 위험이 없다는 옹호론을 바탕으로 식약청이 새로운 규정을 입법한 것이다.

요즘 EU나 미국, 일본 등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기는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에까지 식품첨가물로서의 사카린이 별 저항감 없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사카린에 대한 여전한 시민 인식,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카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별로 우호적이지 않다. 사카린이라는 이름이 우리말 어감으로 조금 낯설고 이상해서 그럴까? 그럴 가능성도 있다. 아마 애초부터 사카린이 이런 이상한 이름이 아니고 '칼로리 제로', '웰빙 다이어트 감미료' 등으로 명명되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환영받았을 것이다.

이게 조삼모사 격의 우리 사회의 씁쓸한 모습이기도 하다. 워낙 우리 사회에서는 오랜 세월 발암 물질이라는 오해로 정부조차 오락가락했던 터라, 식약청의 조치가 사카린의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사카린이 단맛을 내는 이유, 그럼 사카린이나 아스파탐 같은 인공 감미료가 조금만 먹어도 단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식품과학과 존 헤이스 교수는 2008년 과학학술지 '화학 지각'에 실은 논문에서 "혀의 단맛 수용체와 훨씬 강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설탕은 깔끔한 단맛이 나는 대신 결합력이 약해 쉽게 떨어져 나간다.

반면 사카린이나 아스파탐은 단맛 수용체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소량만으로도 뇌에 단맛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대신 사카린은 뒷맛이 약간 쓰다. 그 이유는 결합력이 탁월한 사카린이 단맛 수용체뿐 아니라 쓴맛 수용체에도 달라붙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공감미료에 익숙해진 우리 혀는 더욱 강렬한 단맛을 요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설탕이든 인공감미료이든 그 사용량·섭취량은 증가할 것이다.

사카린의 앞날, 백설탕의 과다 사용도 그리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닌 상황에서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에 백설탕보다 좀 더 강점을 가진 감미료인 사카린의 제조업체가 어느 정도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사카린의 명예 회복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물론 관련 학자들이 실험해보니 안전하다고 해도 인공감미료가 무한정 안정하다는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이미 식약청의 사카린 사용 확대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환경정의는 성명서에서 "사카린은 다른 인공감미료와 달리 매우 저렴하고 시중에서 구매가 쉽다", "값이 싸기 때문에 값싼 식품에 주로 사용되고 그러면 곧 소득이 낮은 사람이나 어린이들이 주로 섭취하게 돼 건강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카린의 귀환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것이다.

단맛,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신앙의 눈으로 본 먹거리 문제)

어찌 되었든 감미료는 설탕이든 인공감미료든 입맛을 단맛에 길들게 만들어, 식생활을 칼로리 과식으로 인한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을 제공하게 만드는 주범이므로, 줄이는 게 상책이다. 사실 인류가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한 이후 무너진 이 세상에, 발암 물질 아닌 것이 어디 있겠는가! 전혀 모르던 어떤 부작용이 갑자기 불거질지 알 수 없다. 크고 작은 부작용은 늘 있기 마련이고, 인간은 최선의 웰빙으로 살더라도 때가 되면 쇠약해지고 늙기 마련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류 수명이 120세, 200세가 된다는 언론의 장밋빛 전망에 속지 말아야 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생체의 장내(腸內) 존재하는 미생물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우리 몸의 장 안에는 유익한 미생물들과 해로운 미생물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들의 비율이 우리 몸을 조절하고 통제한다. 생명체는 결국 아무리 유익한 약이나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어도, 궁극적으로 장내 미생물들과의 공존이 관건이다. 하나님은 인류 과학 기술 발달과 관련없이 인간의 DNA와 장내 미생물에게 우리 생명의 시간표를 맡겨 놓으셨다. 생명이 아닌 수만의 단백질 가운데 한 가지 조차 아직 합성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있어, 이 영역은 의학과 과학 기술로 통제될 문제가 아니다.

칼로리 제로의 감미료가 단기간에는 다이어트에 유익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데 유익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장내 미생물들의 생태계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우리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궁극적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장내 미생물들이라고 보아도 무방한 것이다. 이들 칼로리 제로 감미료들이 단기 혈당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었으나, 장기 관찰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가 단맛을 느끼고 췌장에서 분비한 혈당조절호르몬인 인슐린이 처음에는 인공 감미료에 착각을 일으키고 분비되나, 지속적으로 인공감미료가 음식과 함께 더불어 체내에 들어올 때 가짜 감미료임을 눈치채고 인슐린 분비 조절에 혼란을 일으켜 혈당에 장기적으로 나쁜 결과가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주신 우리 몸은 인공지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신공지능' 컴퓨터인 것이다.

인류는 인공지능에 놀랄 게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 세상에서 단지 구속의 영역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신공지능'의 창조 섭리를 깨달아야 한다. 성령의 9가지 열매 중 마지막 열매는 절제이다. 어떤 음식이든 지나친 탐욕보다 절제가 필요하다. 사카린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풀린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좋은 음식도 과식은 금물이다. 화학적 인공식품첨가물에 대한 절제는 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조덕영 박사는,환경화학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www.kictnet.net)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