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커스뉴스) 정부가 수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하반기 교역 여건이 갈수록 ‘사면초가’로 빠져들고 있다. 역대 최장기 마이너스인 수출실적을 벗고 8월 반등을 예상했지만, 여전히 싸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22일 관세청이 공개한 ‘8월 중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보다 0.3% 감소한 224억 달러에 머물러있다. 품목별로 보면 무선통신기기(-12.2%)·석유제품(-32.3%)·액정디바이스(-14.0%)·승용차(-3.3%) 등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당초 정부는 8월을 기점으로 역대 최장기 수출 실적이 플러스 전환될 수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둬왔다. 선진국 등 세계 교역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과 그 동안의 낮은 수출실적 및 조업일수 증가 등 기저효과를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주형환 산업부 장관도 “8월 이후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8월 반등을 예상했던 수출실적이 20일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수출 회복을 예단키가 어렵게 됐다.
문제는 8월 이후 수출 상황도 녹록치 않은 암흑천지다. 전체 수출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신흥국 경기가 침체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진국을 포함한 신흥국 등의 보호무역에 따른 리스크도 한 몫하고 있다.
더불어 수출 악재로 원화가치 상승과 노조의 파업도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 세계 불황이라고 하나 우리나라가 입는 데미지가 다른 나라의 감소폭보다 더 큰 것도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세계무역액을 보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1~6월) 전세계 주요 71개국 간의 무역액이 전년보다 5.4% 떨어진 14조4250억 달러다.
이 중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 5% 감소에서 올해 2배 가량 추락하는 등 세계 수출 대국 6위(연간 기준)의 타이틀을 내준 상황이다. 유럽연합 등은 감소폭이 낮거나 회복세를 맞이하고 있지만 우리 주력수출 품목의 감소폭은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후폭풍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도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자동차산업 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국내 실물경제’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가 파국적 형태로 진행될 경우 국내 실질 총수출이 약 3% 줄어들 것”이라며 “산업별로는 EU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과 자동차·전자 등 산업이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저유가로 값은 떨어지고 점점 더 작아지는 글로벌 무역 시장에 우리 기업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셈”이라며 “다만 ‘갤럭시 노트’ 신제품 출시의 효과가 수출 반등 전망에 힘을 실어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4일까지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참가국은 브렉시트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등 EU 이외 국가들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커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