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한국 교회의 위기’와 ‘청소년이 한국 교회의 미래’라는 명제를 많은 분이 주장하는 것을 본다. 30여 년간 교회학교와 중고등부에서 교사와 행정가로 섬기며 같은 뜻을 펼쳐온 나로서는 공감이 깊고 위기의식 또한 크다. 이제는 단순한 염려와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 땅의 청소년들이 천국 시민으로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신의 미래를 당당하게 개척하고 천국의 삶을 소망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돕고 이끌어주어야 한다. 우리가 함께 기도하며 관심과 격려를 쏟고 실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고, 교회학교는 더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최근 2~3년 사이에 발표된 여러 통계는 우리 교단 산하에 교회학교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는 교회가 전체의 채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오늘날의 현실이다. 현재의 지교회 중,고등부의 현황은 20~30년 후의 교회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지표이다. 한국 교회의 미래가 암울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더욱이 교회학교 청소년 부서에 몸담고 있으니 이런 안타까움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더 심각하게 여겨지는 상황은 또 있다. 많은 교회의 구성원들 – 실질적인 교회의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기성세대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 이 오늘날의 이 위기를 절박하게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더 큰 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부흥시킬 수 있는 탁월한 대안이나 방법을 마련하고 있는 교회는 찾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의 목회 방침에 따라 교회 부흥의 여부는 크게 좌지우지된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이 교회학교에 진정어린 관심과 역량을 쏟을 때 교회학교도 성장하고 교회도 부흥한다.
필자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목회자들과 온 성도들이 교회학교(중,고등부)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기도하며 답을 찾던 중 “청소년(중·고등부)주일”을 ‘총회제정주일’로 제정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총회제정주일로 지키면 총회장님의 목회서신을 바탕으로 지교회 목사님들이 말씀을 선포하고 온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중,고등부 청소년들을 위해 예배를 드리며 기도한다. 성도들이 청소년들과 교사들에게 더 관심을 쏟게 되고 격려와 위로가 쌓여 교회학교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교회 내에서 청소년들이 가질 수 있는 상대적인 소외감을 해소해 줌으로써 그들이 올바른 신앙적 가치관과 믿음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가꾸며 잘 성장하도록 격려하는 것이었다.
총회에서는 어린이주일, 어버이주일, 청년주일, 남선교회주일, 여전도회주일, 교사주일 등을 제정하여 기념주일로 지키고 있지만 청소년(중고등부)을 위한 주일은 없었다. 감수성이 뛰어난 시기에 신앙의 한 주체로서 자리매김을 시작하고 교회학교 안에서의 책임감을 키워나가는 청소년과 지도하는 교사들이 청소년주일에 대한 소망과 기대를 품고 있었다.
이런 배경으로 3년 전인 2020년 105회기 총회에 교회학교 중·고등부 전국연합회의 준비를 바탕으로 “청소년주일 제정”을 청원하였다. 이후 2년여의 기간 동안 연구와 검토의 과정을 거치고 제107회기 총회를 맞게되었다.
2022년 9월 21일 밤 10시 10분 경 제107회 교단 총회의 마지막 날 밤 총회 마지막 보고 순서인 정치부(부장 김성철 목사)보고의 일곱 번째 수임 안건으로 “매년 2월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주일로 제정하는 안건”이 상정되었고 많은 총대들의 우렁찬 “허락이요!” 함성으로 만장일치로 통과 되었다.
이날의 감격은 비단 우리 중·고등부 전국연합회 임역원과 교사들만의 몫이 아니라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과 중직자들, 그리고 온 성도들 모두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앙인이라면 한국 교회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고 염려하며 책임질 의무와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2023년의 첫 번째 청소년주일의 시행을 앞두고 중·고등부 전국연합회에서는 지난 1월 28일 노량진교회에서 “청소년주일 제정 감사예배 및 사명 선포식”을 거행하였고드디어 2월 26일 첫 번째 청소년주일 예배를 전국의 지교회에서 일제히 드렸다. 전체적인 홍보가 부족한 듯하여 교단 산하의 몇 교회에서 드렸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전국의 교회에서 마음을 모아 청소년주일 헌금을 하여주시기를 부탁드렸으나 제도와 규정의 문제로 해당 헌금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청소년주일 헌금은 시대를 선도하는 청소년 교육정책과 중장기 전략의 수립 및 프로그램과 시스템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은 준비가 안 되어 실행을 못 하고 있지만 정책이 마련될 때까지 전국의 많은 교회와 기관, 성도들께서 후원해 주셔서 든든한 발판이 마련되기를 많은 이들이 기도한다.
교회 여건상 미처 청소년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한 교회에서는 교회 형편에 맞추어 예배를 드리고 후원에도 동참해주신다면 청소년주일의 제정 취지도 더욱 풍성해지고 빠른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교사들의 사명은 청소년들의 가슴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고,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선교의 사명을 기억하여 선교사의 영성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건강하고 아름다운 기독 청소년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이 땅의 주인이 되고 한국 교회의 미래를 밝고 찬란하게 부흥시킬 것이다.
기도와 관심과 격려, 그리고 실제적인 지원이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