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관절환자들이 병원에서 흔히 듣는 말이 "운동하세요"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든는 환자는 "아픈데 어떻게 운동을 하느냐"는 의문이 든다. 의사는 분명히 환자에게 도움이 되라고 한 말인데, 환자는 당혹스럽기만 하다. 의사와 환자의 눈높이에 왜 이런 불일치가 생긴 것일까?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무릎 통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류머티스 관절염은 자가 면역 질환이므로 치료는 대개 여기에 집중된다.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그런데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무릎 관절이 아프면 아무래도 잘 걷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이 오래 지속되면 다리 근육이 줄어든다. 류머티스 관절염 자체로도 연골 손상이 생길 수 있는데다, 근육이 약해지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으로 인해 연골 손상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특히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무릎 관절에 물이 차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활액낭) 안에는 윤활, 충격흡수 등의 작용을 하는 윤활유(활액)가 들어 있다. 그런데 물이 차면 활액의 품질이 떨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무릎 연골 손상이 훨씬 빨리 나타날 수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 뿐 아니라, 무릎의 연골 손상을 막는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그래서 무릎이 아프다고 가만히 있지 말고 가벼운 운동이라도 계속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운동치료'도 분명히 치료의 한 분야이다.
관절이 아픈 사람도 할 수 있는 '등척성 운동'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팔 근육을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가장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령을 들고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 또는 팔굽혀 펴기를 생각할 수 있다. 아령으로 팔을 굽혔다 펴면 주로 이두박근, 팔굽혀 펴기를 하면 삼두박근이 발달된다. 그런데 이들 운동의 특징은 관절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팔꿈치가 아프면 이 운동을 하기 어렵다. 팔굽혀 펴기와 같은 운동을 '등장성 운동'이라고 한다. 또 아령이나 바벨을 이용해 팔을 굽혔다 펴는 운동도 다 등장성 운동이다. 등장성 운동은 근육을 만들기 위한 대표적인 운동이다.
반면 관절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근육을 키우는 운동도 있는데, 이를 '등척성 운동'이라고 한다. 철봉에 매달리거나 팔을 앞으로 뻗은 채 가만히 있는 동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같은 철봉을 이용하는 운동이라도 턱걸이는 등장성 운동이다. 그밖에 관절 환자나 운동선수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전문적인 장비를 이용해서 하는 '등속성 운동'도 있다. 등속성 운동은 통증이 있는 사람도 할 수 있고, 근력 강화 효과도 뛰어나다. 따라서 전문 재활센터를 찾아가 등속성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고가의 운동 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을 찾지 않으면 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관절 통증으로 운동(등장성 운동)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운동을 포기할 게 아니라, 등척성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관절 환자들에게 의사들이 "운동을 하시라"고 하는 말에는 "등장성 운동을 하실 수 있으면 좋고, 그것이 힘들다면 등척성 운동이라도 하시라"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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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동시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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