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리 효과가 탁월한 멜라토닌(서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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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리 효과가 탁월한 멜라토닌(서카딘)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8.03.22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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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 약효에 관한 연구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텍사스대학의 한 의학교수는 지난 세기가 비타민 시대라면 현 세기는 멜라토닌 시대가 되리라고 주장한 바 있을 정도다.
▲ 잠못 이루는 밤의 괴로움

여러 해 전부터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DHEA와 함께 현대판 불로초로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멜라토닌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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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 약효에 관한 연구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텍사스대학의 한 의학교수는 지난 세기가 비타민 시대라면 현 세기는 멜라토닌 시대가 되리라고 주장한 바 있을 정도다.

우리도 이제 멜라토닌의 세계를 여행해 보자. 우선 멜라토닌은 어떤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멜라토닌은 트립토판 아미노산의 카르복실기를 없앤 후 아미노기를 아세틸화시키고, 벤젠고리에 메톡시기를 치환시킨 구조로 되어 있다.

다르게 말하면 세로토닌의 아미노기를 아세틸화시키고 히드록시기의 수소를 메틸기로 바꾼 구조이다. 따라서 멜라토닌은 세로토닌계의 호르몬으로 분류된다.

1980년대 초 미국 MIT 연구진이 이 화합물을 사람과 동물에게 투여하면 숙면을 취한다는 보고를 발표했다. 그리고 1990년대 들어서 일부 연구 결과가 부작용이 없는 숙면 유도 효능 이외에도 체내에서 산화 작용을 막아 노화 방지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밝힘으로써 멜라토닌의 인기를 상승시킨 기폭제가 되었다.

일부 과학자는 항암 효과와 면역 기능 강화 특성도 지닌다고 발표하는 등 멜라토닌에 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놀랍게도 이런 멜라토닌이 우리 몸에서 생긴다. 뿐만 아니라 멜라토닌이 최하등식물에 속하는 녹조류에도 들어 있는 것을 보아 이미 30억 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난 생체 물질 중 하나로 생각된다.

사람의 경우 멜라토닌은 뇌 뒤쪽 소뇌의 윗부분에 있는 송과체에서 분비되는데, 이 송과체는 멜라토닌 외에 세로토닌도 분비한다. 이 두 호르몬의 분비량이 24시간 주기리듬을 따른다니 재미있는 현상이다.

세로토닌은 주로 낮에 분비되고 멜라토닌은 저녁 7~8시경부터 분비되기 시작하여 새벽 3시경에 그 분비량이 최대가 되며, 오전 7시경부터는 분비가 거의 없어진다. 다시 말해 가장 깊은 잠을 잘 시간에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가장 많다.

멜라토닌이 인체에서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보면, L-트립토판으로부터 세로토닌(2-히드록시 트립타민)을 거쳐 만들어진 후 하이드록실라제 등 효소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 가운데 세로토닌에서 출발하여 멜라토닌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세틸트란스퍼라제(아세틸기 이동효소)의 도움으로 N-아세틸세로토닌이 만들어져야 한다.

바로 이 아세틸기 전이효소가 24시간 주기 리듬을 갖고 체내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결국 멜라토닌의 생성도 24시간 주기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멜라토닌은 연령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지며, 60세 이상부터는 그 분비량이 매우 적어진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노인들의 숙면시간이 짧은 모양이다. 이런 이유로 멜라토닌을 인체 노화를 측정하는 시계로도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고된 멜라토닌의 약리 효과를 보면, 첫 번째 우수한 수면 유도 효과가 있다. 1980년대 초 발표된 MIT 연구팀의 연구 결과와 영국의 한 제약회사가 행한 임상 연구 결과에 의하면,

건강한 사람에게 멜라토닌을 투여하면 잠드는 데 드는 시간이 짧아지고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 또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 항공여행자의 시차 적응,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정상적으로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탁월한 수면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노화 방지로, 아마도 가장 솔깃한 효과일 것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 해도 노화 방지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없으리라. 우리는 이미 항산화제 또는 산화성 라디칼 포집 능력을 지니는 화합물로 알려진 비타민 A, 비타민 C, 비타민 E와 베타-카로틴을 먹고 있다.

그러나 멜라토닌은 뇌를 비롯한 생체 모든 부분에서 항산화제 노릇을 함으로써 이들보다 더 노화를 방지한다.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 믿을 만한 결과를 얻으려면 지속적으로 50년은 복용해야 하므로 그 진위를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쥐 등의 동물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다 하더라도 불로초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텍사스대학과 이탈리아 산제와르도 병원 등에서 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멜라토닌은 간암 유발 물질의 파괴 능력이 우수하며, 인터루킨-2와 함께 암환자에게 주사하였을 때 항암 효과가 커졌다.

또한 멜라토닌이 여러 종양세포의 성장을 감속시키는 것도 관찰되었고, 백내장 예방에 효과가 크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여러 항암제의 경우처럼 멜라토닌의 약효도 아직은 실험 단계이므로 최종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 하겠다.

현재 영국, 스위스 등의 제약회사가 제조하는 멜라토닌은 1킬로그램에 약 5000달러에 판매될 정도로 고가제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업체에서 생산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건강 보조식품 정도로 수면 유도제 및 시차적응 용도에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미국 FDA가 아직 약품의 허가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의약품은 고사하고 식품첨가제로도 공인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인체에 중독증과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보여 멜라토닌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DHEA와 멜라토닌, 세로토닌의 경우처럼 인체에서 생산되는 화학 물질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가 열기를 띠고 있다.

인체에서 일어나는 대사물질 변화도를 연구실 벽에 커다랗게 붙여놓고, 지금까지 자기가 연구해본 적이 있는 화합물을 빨간 연필로 표시해놓았던 일본 화학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화학자는 자신이 걸어가는 길을 너무나도 잘 계획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화학생물학 시대가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식약처 분류 : 신경계감각기관용 의약품, 중추신경계용약 최면진정제 구분 전문 의약품(의사처방) 제조(수입) 업체명 건일제약. 효능효과 : 수면의 질이 저하된 55세 이상의 불면증 환자의 단기치료. 용법용량: 1일 1회 1정을 식사 후 취침 1~2 시간 전에 경구 투여하며, 씹거나 부수지 않고 통째로 복용한다. 이 약은 13주까지 투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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