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을 맞았다. 3.1운동은 교회로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운동’이라 할 수 있다.
1919년 2월 8일 오후 2시, 일본에 거주하던 한국의 젊은이들이 동경의 한국인 YMCA에서 ‘조선청년독립단대회’를 열어 '2.8독립선언서' 와 '결의문' 을 만장일치로 채택 발표함으로서 국내에서도 독립운동을 펼 수 있는 결정적인 용기와 결단케 하는 힘을 주었다.
그 후 최남선(1890-1957)이 작성한 '독립선언'에 길선주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 인사 16명이 포함된 33인이 서명 날인한 후, 동년 3월 1일 서울 태화관에서 29명의 민족 대표들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선포하였고, 같은 날 서울 탑골 공원에서도 이 선언문이 선포되면서 대한민국이 자주독립국가임을 전 세계만방에 알리게 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함성은 전국 각처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다. 이에 당황한 일본은 더욱 잔인하고 포악한 행태로 이 나라 민족을 말살하고자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압정책을 폈다.
한국기독교연감에 따르면 당시 2개여 월 동안 펼쳐진 ‘3.1 만세운동’은 집회건수 1,542회, 참가인원 202만 3천여 명, 사망자 7,509명, 부상자 1만 5,961명, 수형자 4만 6,938명, 소실된 교회 예배당 47개, 소실 학교 2개, 소실 민가 715채로 드러났다.
3.1운동은 ‘자주 자립 독립운동’, ‘비폭력 평화적 항일운동’, ‘애국애족의 신앙운동’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운동은 단지 일본의 폭거에 대한 항거와 독립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역사를 주도해 나갈 국가민족으로서의 정신과 사상을 고취하고 진리에 입각한 신앙 안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한 민족자각 정신운동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교회는 지금 절대 절명의 위기 속에 처해 있다. 과거 믿음의 선진들이 민족을 선도하면서 위기 때마다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고 국가와 사회를 정화하며 이끌던 모습은 사라지고 오히려 사회와 사람들로부터 조소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세속주의와 물량 기복주의, 편익주의와 권위주의, 냉소주의가 교회 깊숙이 침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지도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안일무사주의와 교권주의에 빠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 교회는 지도자와 성도들 모두가 회개와 새로운 결단을 해야 한다. 3.1운동 당시 교회와 암울한 민족의 장래를 바라보며 눈물로 밤새워 기도하던 믿음의 선진들의 정신을 회복하여 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위해 기도해야 됨은 물론, 에레미야 선지자처럼 국가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지금은 국가적으로도 암울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천명했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 과정과 진행 상황을 지켜보던 국민들 가운데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국가장래를 걱정하다 못해 여기저기서 탄식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최근 여당의 모 최고위원과 당 수석대표가 자신들이 속한 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20대 청년들을 향해 보수 편향적인 교육을 받아서 그렇다는 말을 듣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이들의 한숨과 절망감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오늘 한국 교회 안에는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교회는 올바른 시대정신과 분별력을 가지고 진실한 말과 올바른 행동으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함은 물론, 사회의 소외 계층을 보듬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세속주의’와 ‘물량, 기복주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신행일치’(信行一致)의 삶을 살기 위해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대교회의 복음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저명한 신학자 하비콕스(Harvey Cox, 1929-)는 자신의 저서'신앙의 미래' 에서 “오늘 날 교회가 영성을 상실하고, 초대교회의 신앙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기독교는 사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엄중히 새겨들을 말이 아닐 수 없다. 하늘의 영성이 사라진 교회, 성경적이며 진리에 입각한 순수 신앙이 없는 교회는 참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인 되시는 복음적 교회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순교적 자세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자주 자립 독립국가로 이 나라를 세웠던 선진들의 시대정신을 본받고 계승하여야 할 책임이 오늘 한국 교회에 있다.
그 책임을 바르게 감당하기 위해서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형식적인 기념식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진실한 회개와 새로운 결단과 각오를 통해 3,1절 정신을 이어 받아 새 시대를 열어가는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