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통합측) 연금재단이 불법 브로커를 통해 카지노 업체, 부도직전 건설사 등을 상대로 고금리 대부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 목사들이 노후 생활을 위해 설립한 이 재단은 3300여억 원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재단의 자금 투자 및 운용계획은 이사장 포함 이사 11명이 결정한다. 이들은 모두 목사 또는 장로로 교회 내부에서도 “종교인들이 ‘돈 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연금재단은 불법 브로커 박 씨를 통해 201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9개 업체에 1660여억 원을 대출해줬다. 재단 측은 대부분 신용도가 낮아 제1, 2금융권에서 대출이 힘든 카지노 업체와 건설사 등에게 연이율 30%에 달하는 고금리를 받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다. 대출을 연장할 경우 가산 금리를 붙여 사실상 대부업체가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 금리(34.9%)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자를 받았다.
당초 재단은 2001년 설립된 이후 주로 부동산, 투자증권회사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사금융 업계에 “3300여억 원 규모의 연금재단 자산 대부 중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박 씨 뿐”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고리대부업은 시작됐다. 박 씨는 재단 특별감사 비상임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 윤모 씨(44)와 고교동창 사이로 실제로 돈이 필요한 업체들은 박 씨를 통해 재단 측 대출심사를 받아 돈을 빌렸다. 박 씨는 업체들로부터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총 25억 42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재단의 비정상적 운영을 우려하는 목사들은 연금가입자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해 “현 이사장 취임 후 1600여억 원에 이르는 대출금이 제대로 된 담보 없이 박 씨를 통해서만 이뤄졌다”며 “분명 이사진과 브로커 간 유착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재단이 고금리 대부업을 한 것은 맞지만 박씨와의 금전거래 등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밣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