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경기도 부천에서 있었던 13세 여중생 소녀의 죽음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과 당혹감은 물론 참담함을 느끼게 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딸아이의 잦은 가출과 도벽 습성을 고쳐주기 위해 무려 5시간이나 매로 때려 숨지게 한 장본인이 죽은 아이의 아버지요, 그의 신분이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요 목회자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더욱 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경찰에 구속된 피의자는 11개월 동안이나 죽은 딸의 시신을 방치한 이유에 대하여‘기도하면 살아날 것 같아서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등, 사이비 이단들이나 하는 말을 서슴없이 한 것을 보면, 그의 신앙이나 인격적인 면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사고나 행동에 있어서도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금의 한국기독교는 세속화와 더불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무엇보다도 교회지도자들의 일탈행위와 비 신앙적이며 비윤리적인 행위들은 복음을 훼손시키고 교회를 욕되게 함으로 인해 성도들에게는 큰 상처와 자괴감을 주고 사회로부터는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할 것이다.
이번 사건 역시 한국기독교의 위상을 한층 더 떨어뜨리고 복음을 전하는데 있어 커다란 장애 적 요소가 될 것이기에 앞으로도 또 다시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자성하며 각 교단별로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첫 째 먼저 목회자들의 회개와 새로운 각성이 요청된다. 목회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양인 교인을 양육하는 목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훈하며, 성례를 거행하고, 교인을 축복하며, 장로와 협력하여 치리권을 행사한다.”라고 적시되어 있다.(통합측 장로교회 헌법 5장 24,25조) 그리고 목회자의 자격은 “신앙이 진실하고 행위가 복음에 적합하며, 가정을 잘 다스리고 타인의 존경을 받는 자”(26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목회자의 직무나 자격에 대해서는 각 교단의 헌법에 정한 내용들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교회의 문제는 언제나 목회자로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회의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 야망을 품고 자기 영달만을 꾀한다든지,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교회의 공금을 횡령하거나 자기 멋대로 유용한다든지, 정욕의 본성을 극복하지 못함으로 일어나는 성적 타락의 일탈행위들은 모두가 교회의 심각한 갈등과 분쟁을 초래하는 도화선이 되고 있다.
물론 목회는 힘들고 고달프며 극심한 긴장과 억압 속에서 하루하루 이어져 가는 일들이기 때문에 좌절과 낙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목회현장의 어려움이 있다 해서 신앙에 벗어난 행위들이 용인되고 용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늘도 산간오지 농어촌 벽지에서, 또는 힘들고 어려운 교회 개척의 현장에서 묵묵히 엎드려 눈물로 기도하며 목양일념 하는 목회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목회자들이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회개하고 자성하여 더욱 심기일전 자신의 가정을 잘 지키며, 섬기는 교회에서 오직 목회 사명에 생명 걸고 진력해야 할 것이다.
둘 째, 신학교에서 목회자의 인성교육과 윤리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매년 각 교단에서 목사가 되기 위해 17개 신학대학원에서 훈련받고 배출되는 전체 인원은 대략 2,300명 정도로 밝혀지고 있다. 그 외에 군소 신학교에서 배출되는 인원까지 합하면 무려 4,000여명에 이른다. 물론 모두가 목회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유학을 가거나 선교 단체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한정된 교회 수와 목회를 희망하는 신대원 졸업생 수와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임지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교회를 개척하게 되고 그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지 않을 수 없다. 개척한 교회를 부흥시키며, 가족의 부양까지 책임져야 하는 목회자들은 눈앞의 당면한 현실 속에서 이중고의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싸움은 신학교에서 학생 수를 줄이지 않는 한 계속 될 것이다.
신학교의 교육은 전문적인 목회자를 길러내는데 모든 교육 커리큘럼으로 짜여있다. 그러나 신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신학교 당국자들은 목회 현장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미래 목회자들에 대한 인성교육과 윤리교육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번 부천 여중생 사망 사건에서도 피의자가 유학까지 다녀온 신학도 였지만, 그의 인성과 윤리는 신학공부를 하지 않은 일반 시민의 행동양식에도 못 미치는 비윤리적 성향을 드러내고 말았다. 선배 목사들의 “목사가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라”는 충고를 깊이 새겨 볼 일이다.
셋 째, 목회자의 재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세상에서도 전문직들은 년차별로 재교육을 받아야 자격이 유지된다. 하물며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중차대한 직무를 감당하는 목회자들에게 수년 전에 받은 신학교육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본다. 당면한 시대를 바르게 읽으며, 향후에 일어날 사회적 변화와 인간 의식의 변화 등은 물론, 목회 사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각오를 다지고 새로운 영적 충전을 시켜 목회현장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교단은 체계적인 목회자 재교육 방안을 세워 이를 실시할 때, 목회자들이 더욱 힘을 얻어 국가민족을 복음화 시키며,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바르게 감당하는 사명 자들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