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자유민주주의 거부 않는다면, 한자리서 광복 경축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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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자유민주주의 거부 않는다면, 한자리서 광복 경축했어야”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4.08.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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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부가 주최한 광복절 경축식에는 광복회 등 일부 독립운동단체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당이 불참해 논란이 일었다. 입법부 수장이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경축식에 불참한 것은 박병석 전 의장이 2021년 순방과 겹쳐 부득이하게 불참한 것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15일 정부가 주최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 및 각계 지도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
8월15일 정부가 주최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 및 각계 지도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일부 단체 및 야당이 불참한 것을 두고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해방 직후 정부 수립을 앞두고 벌어진 좌우 대립과 반탁 운동, 남북 분단에 이르는 혼란과 대치를 연상케 한다”며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거부하지 않는 이상 한자리에 모여 광복을 경축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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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부가 주최한 광복절 경축식에는 광복회 등 일부 독립운동단체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당이 불참해 논란이 일었다. 입법부 수장이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경축식에 불참한 것은 박병석 전 의장이 2021년 순방과 겹쳐 부득이하게 불참한 것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한교총은 16일 논평에서 “해방 직후 정부수립을 앞두고 벌어진 좌우 대립과 반탁 운동, 남북 분단에 이르는 혼란과 대치를 연상케 하여 더욱 안타까움이 크다”고 했다.

이들은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주권 국가를 꿈꾸며 지속적으로 펼친 독립 저항운동,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항복으로 이루어진 조국의 광복, 그리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드디어 온전한 독립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은 것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했다.

이어 “때로는 작은 실수가 있었을지라도, 그분들의 정의로운 분노와 행동을 비난할 수 없으며, 처절한 시대의 역경을 딛고 우리 선배들이 맞이한 해방의 기쁨과 광복의 감격을 훼손할 수 없다. 그 어떤 논리로도 모든 국민이 함께 누려야 할 광복의 기쁨을, 그리고 자주 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을 기념하는 일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겪어온 수많은 일들과 비교해 볼 때, 독립기념관장 임명 문제는 작은 사안에 불과하다. 역사 인식의 부재라는 명분으로 역사의 더 큰 오점을 남기는 일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며 “이 정도의 갈등조차 풀지 못해, 기념식에조차 함께하지 못한 것은 일제의 압박을 견뎌내며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한교총은 “우리 후손들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서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거부하지 않는 이상 한자리에 모여 광복을 경축해야 했다”며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반대하더라도, 한자리에 모여 순국선열 앞에 고개 숙여야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논평 전문.

“반대하더라도 한곳에 모여야 했다”

8월 15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날이다. 이는 우리 민족이 주권을 빼앗긴 채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겪었던 굴욕에서 벗어난 해방의 날이요, 잃어버린 나라의 빛을 다시 찾은 광복의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복 79주년이 된 올해의 광복절 기념식은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싼 찬반 논란으로 인해, 정부 주관 기념식과 임명에 반대하는 광복회 및 다른 단체들이 주관하는 행사가 분리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마치 해방 직후 정부수립을 앞두고 벌어진 좌우대립과 반탁 운동, 남북 분단에 이르는 혼란과 대치를 연상케 하여 더욱 안타까움이 크다.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주권 국가를 꿈꾸며 지속적으로 펼친 독립 저항운동,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항복으로 이루어진 조국의 광복, 그리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드디어 온전한 독립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은 것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쉽지 않은 길을 힘겹게 걸어 온 현대사 속에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진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진실이라도 해방을 위해 헌신한 이름 없는 희생까지 폄하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작은 실수가 있었을지라도, 그분들의 정의로운 분노와 행동을 비난할 수 없으며, 처절한 시대의 역경을 딛고 우리 선배들이 맞이한 해방의 기쁨과 광복의 감격을 훼손할 수 없다.

그 어떤 논리로도 모든 국민이 함께 누려야 할 광복의 기쁨을, 그리고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을 기념하는 일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겪어온 수많은 일들과 비교해 볼 때, 독립기념관장 임명 문제는 작은 사안에 불과하다. 역사 인식의 부재라는 명분으로 역사의 더 큰 오점을 남기는 일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이 정도의 갈등조차 풀지 못해, 기념식에조차 함께하지 못한 것은 일제의 압박을 견뎌내며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 후손들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서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거부하지 않는 이상 한자리에 모여 광복을 경축해야 했다.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반대하더라도, 한자리에 모여 순국선열 앞에 고개 숙여야 했다. 국경일을 제정한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국민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광복절만큼은 지역과 종교, 정당과 이념을 초월하여 하나가 되었던 그때의 선배들을 기억해야 했다.

2024년 8월 16일

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공동대표회장 오정호, 김의식, 이철, 임석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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